중국증시 본토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 여부 결정을 앞둔 가운데 또 하나의 낭보가 투자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 선전증시와 홍콩증시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 시행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시장에서 돌고 있다. 미국 외환전문매체 데일리FX는 8일(현지시간) 선강퉁이 7월 말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FX는 마카이 중국 부총리와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이날 홍콩 증권선물위원회의 탕자청 주석과 회담한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세 사람은 선강퉁 시행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쥔양증권의 케니 탕 최고경영자(CEO)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오는 7월 1일 홍콩 반환 기념일에 맞춰 선강퉁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도 지난 5일 보고서에서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넣었다. 보고서는 “항셍전자가 최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선전과 홍콩증시를 연결하는 트레이딩 시스템 개발이 완료됐으며 많은 증권사가 현재 이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공시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또 “상하이와 홍콩증시를 연결하는 ‘후강퉁’에서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증시에 투자하는 ‘강구퉁(Southbound Trading)’ 쿼터가 고갈되기 일보 직전인 것도 선강퉁이 임박한 이유”라고 밝혔다. 현재 강구퉁 쿼터는 70% 소진됐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사실상 연내 선강퉁 시행이 확정적인 가운데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만이 남았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국의 고성장 종목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강퉁이 매력적이다. 선전거래소는 국영 대기업 중심인 상하이에 비해 IT와 의약, 소비, 신소재 등 투자자들의 각광을 받는 업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상하이거래소는 민간기업이 전체 상장사의 50% 미만이지만 선전은 그 비율이 70%에 육박한다.
홍콩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츠의 켄 옹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SI300 종목 가운데 40% 이상이 선전증시에 상장돼 있다”며 “글로벌 머니매니저 대부분은 MSCI 지수에 편입되는 이런 벤치마크 종목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선전거래소에는 홍콩과 미국주식예탁증서(ADR)에 없는 IT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너무 높은 밸류에이션과 지난 수년간 보였던 지나친 변동성은 선전거래소 투자 시 주의해야 할 점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투자자들도 새 투자기회를 잡을 수 있다. 미국 금융전문매체 배런스는 선강퉁이 열리면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증시 ‘항셍스몰캡지수’에 속한 중소형주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후강퉁은 지난해 11월 시행 1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1년간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1208억 위안(약 21조원)으로 전체 쿼터의 약 40%에 불과해 흥행에 참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중국증시가 지난해 여름, 올해 초와는 달리 최근 안정을 유지하고 있고 증권당국이 후강퉁으로 축적한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선강퉁은 그보다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