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 주인은 보이지 않는다… ‘풍전등화’놓인 그룹 수습 뒷전

입력 2016-06-1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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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신동빈은 스키연맹 해외출장, ‘형’ 신동주는 이와중에 경영권 놓고 주총 표대결

재계 순위 5위인 롯데그룹이 1967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갖은 특혜와 비리 논란에도 역대 정권마다 꿋꿋했던 롯데그룹이 오너가(家)를 향한 검찰 사정의 칼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0일 진행된 압수수색에만 검찰과 수사관 등 240여 명이 투입됐고, 동시다발적으로 계열사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자택까지 압수수색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의 고강도 수사가 펼쳐지고 있다.

이 와중에 롯데의 ‘주인’이라고 서로 외치던 3부자는 그 어디에도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신동빈 회장은 국제스키연맹 총회 참석차 멕시코로 외유 중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압수수색 전날 미열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아버지를 지켜야 한다며 병원에 머무르고 있다.

이들 3부자는 롯데의 위기를 ‘그냥 지나갈 감기’수준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힘을 합쳐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모색하기보다 지난해부터 벌이고 있는 경영권 분쟁에 더 몰두하는 모양새다. 이달 말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릴 주주총회에서는 경영권을 둘러싼 동주ㆍ동빈 형제간 세 번째 표대결이 이뤄진다.

주총에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해 달라고 롯데홀딩스에 공식 요구했다. 또 호텔롯데 및 롯데쇼핑 회계장부 분석을 끝내고, 주주로서 신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등 추가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경영 부실 의혹을 제기하며 신 회장의 리더십과 도덕성에 대해 비판 여론 조성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두 차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실패하는 등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수세에 몰렸던 신 전 부회장은 검찰 수사를 계기로 신 회장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출장 중인 신 회장 역시 국내 상황 수습보다는 표 대결이 우선이다. 이르면 이번 주말께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주총 때까지 일본에서 머물며 주주들을 직접 챙긴 뒤 귀국할 계획이다.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의 스타일상 중요 현안이 발생하면 직접 수습하고 지휘해왔으나 당장은 일본 주총을 비중 있게 챙겨야 할 상황”이라며 “주총 이후 귀국 날짜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롯데그룹이 흔들리는 작금의 사태는 동주·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단초가 됐다. 경영권 다툼으로 베일에 싸여 있던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국적·국부유출 논란이 일었다. 특히 수사에 지난해 12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 회장 고소 당시 제출한 자료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7월부터 해를 넘기며 계속되고 있는 이들의 진흙탕 싸움은 소송과 상호 비방에 그치지 않고 아버지까지 정신감정을 받게 하는 등 ‘핏줄’보다 ‘전쟁’으로 일관해 그 피해가 국민들에게 이어질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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