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회사채 발행물량은 5조2510억원이다. 이는 전달의 7조8170억원에 비해 32.8% 줄어든 수치다.
신용 등급별로는 AA 물량이 가장 많이 줄었다. AA 등급 회사채는 4월 4조4110억원이 시장에 나왔지만 지난달에는 2조20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밖에 A 등급은 7850억원에서 3200억원으로, BBB는 4350억원에서 3670억원으로 각각 59.2%, 15.6%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량물인 AAA 등급 회사채는 3770억원에서 1조1440억원으로 늘었다. AAA 등급 회사채 발행만 크게 늘어난 것은 SK텔레콤(AAA)과 같은 초우량물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기업이 발행시기를 조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태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A+ 이하 등급은 금리가 하방 경직성을 보이며 추가 하락이 제한적이지만 우량물들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선반영되면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조선, 해운업종의 침체도 회사채 발행 시장 침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폴라리스쉬핑(BBB-)의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당초 발행 계획보다 100억원이 모자른 200억원만 몰렸다. 미매각 물량은 주관사인 산업은행이 소화했다. 건설사들도 회사채 만기 물량을 현금으로 상환하면서 시장에서 한 발 떨어져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회사채 시장은 등급별 차별화보다는 업종별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기업의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은 잠정 중단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까지 발행된 회사채는 차환이나 운영자금 충당 목적이 대부분으로 전년 대비 발행이 부진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