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이 오는 2009년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 시대에 골르만삭스, 메릴린치 같은 선진 투자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산업은행으로부터 우량 회사채 주선, M&A, PEF, 주식파생상품업무 등 상업성이 강한 IB 업무를 이양받게 됨으로써 IB 부문이 40%를 점하는 수익구조로 탈바꿈해 경쟁력을 갖춰 가게 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단기간에 대우증권 매각 의사가 없다는 점도 확인시켜 주고 있다. 현재 자기자본 2조원 수준인 대우증권으로서는 대형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수익력 확충을 통해 오는 2010년까지 자기자본을 5조원으로 확충하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 김성태 사장도 이번 방안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김 사장은 “이번 정부의 발표는 우리나라가 금융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보다 선진 글로벌 IB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대형 IB 출현이 시급한 상황에서 가장 가능성 높은 카드로 평가 받고 있는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의 연계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사장은 이어 "국내 금융시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커다란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대우증권은 산업은행과의 연계작업을 서둘러 글로벌 IB의 면모를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산업은행 IB 부문 흡수안 왜 나왔나
자통법 제정으로 시장에서는 골드만삭스, 메릴린치와 같은 선진 IB 수준의 역량을 갖춘 금융투자회사(기존 증권)사 출현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는 투자은행 업무 노하우 부족, 국내외 기업금융네트워크 구축 미흡, 낮은 자본력 등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실정이다.
일례로 골드만삭스, 메릴린치의 평균 총자산은 760조원인 대 반해 국내 3대 증권사는 1% 수준인 9조원에 그치고 있다. 자기자본도 2조원으로 글로벌 투자은행 34조원의 6%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산은의 IB 업무 노하우 및 국제적 네트워크를 자회사인 대우증권에 이전ㆍ활용함으로써 대우증권은 선도 투자은행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산은은 주요 IB업무에서 외국계와도 실질적인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파생상품거래(2005년) 및 M&A 자문실적은 1위다. 아태지젹 PF 분야에서는 4위에 랭크돼 있다.
◆대우증권 IB 수익모델로 탈바꿈
한마디로 산은의 상업적 IB 업무 이관 방침은 대우증권은 선진 투자은행의 수익구조에 근접한 금융투자회사의 모델을 조기에 정착시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현재 골드만삭스 영업이익 구조는 IB업무가 전체의 54%를 차지하는 가운데 자기거래 25.8%, 자산관리 12.6%, 증권서비스(브로커리지) 7.6%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대우증권은 브로커리지 부문이 80.6%로 압도적이고 , 자기거래가 9.4%, 자산관리가 0.9%로 IB 부문은 9.1%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우증권과 산은 IB이 합치면 브로커리지는 53.3%로 줄어드는 대신 IB 부문은 채권발행 9.5%, 파생 7.2%, M&A 자문 등 2.2%, 자기자본투자(PI) 2.1%, 주식발행 1.9%, PF 등 기타 17.0% 등 전체 39.9%를 점하게 된다.
◆산은, 대우증권 부당한 간섭 축소
정부는 앞으로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정책금융심의회’에서 우량 회사채 주선, M&A, PEF, 주식파생상품업무 등 상업성이 강한 IB 업무를 선정해 대우증권에 단계적으로 이관하게 된다. 또 업무이관 작업의 원활화를 위해 상호 인력교류, 공동 신상품 개발 등을 병행하는 한편 특히 브랜드, 전산(IT) 및 리스트 관리 시스템 통합을 추진하게 된다.
산은의 대우증권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축소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외부전문가 및 산은 부총재, 사외이사, 대우증권 사장 등으로 구성된 ‘자회사경영협의회’를 통해 대우증권의 주요정책을 경정하게 된다. 산은 출신의 임원 선임도 제한된다.
이와함께 대우증권이 금융투자회사로서의 발전 기반이 구축된 단계에서는 점진적으로 민간 자본의 참여를 확대하고, 매각 여부도 동북아 역내 개발수요 증대 추이 및 이를 지원하기 위한 산은의 기능수행 과정에서 금융투자회사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판단해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단기간에 대우증권을 매각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