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아의 소곤소곤] 2% 부족한 공모펀드 성과 보수제

입력 2016-05-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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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부 차장

“공모펀드 성과 보수제 도입하면 깡통 찬 내 펀드 수익률 되살아 나는 건가요?”

금융위가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야심 차게 발표한 성과 보수제 도입에 대해 한 투자자는 이같이 되물었다.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부터 운용사 책임을 강화하고 펀드 수익률을 개선해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겠다며 공모펀드에도 사모펀드처럼 성과 보수를 적용키로 했다.

그동안 수익률과 관계없이 운용사들은 사전에 정한 보수(연평균 0.5% 안팎)를 꼬박꼬박 받아왔다. 그러나 성과보수가 도입되면, 투자자들은 환매한 시점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목표 수익률을 넘길 때 최대 수익금의 30%에 달하는 성과 보수를 운용사에 줘야 한다. 다만 손실이 났을 때 보수는 깎인다.

금융당국은 이번 공모펀드 성과 보수 도입으로 펀드의 성과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저조한 펀드와 우수한 펀드가 혼재된 펀드시장의 질적 성장이 기대된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다만 이번 보수 방안에 대해선 투자자들이 아직 제대로 이해를 못 하는 눈치가 더 역력하다. 어디까지나 운용사들의 기회 요인을 높여주는 조치라고만 생각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이미 성과 보수가 적용된 전문투자자용 사모펀드 시장이 적극적으로 활성화되는 시점에 굳이 왜 공모펀드에 성과 보수를 적용하느냐는 볼멘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오는 실정이다.

한 펀드 투자자는 “이번 정책은 결국 운용사들이 펀드 성과를 높이면 더 보수를 많이 받아가는 꼴 아니냐”며 “그렇다면 마이너스의 늪을 걷는 내 펀드는 결국 성과 보수가 도입되지 않아 이렇게 방치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은 제도 도입 타이밍에 대해 운용 능력이 향상된 데다, 공모펀드를 활성화하려는 일환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이미 오래전부터 개방형 공모펀드에 성과 연동 운용 보수제를 시행한 선진국에선 성과연동 펀드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체계가 논리적으로 일정부분 투자자에게 효율적인 건 사실이지만, 운용사들이 실제 이를 투자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적용할지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선진국들은 공모펀드에 성과 보수를 일괄 적용하는 대신 잘 팔리는 펀드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사들의 동기 부여를 높여 펀드시장의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금융위의 생각엔 한편 동감하지만, 사업자 편에만 서서 성급하게 제도를 시행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운용사들 외에 판매사는 관련 전산 시스템을 만들 생각에 벌써 허리가 휜다고 토로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사업자 편에 선 제도라는 인식이 아직 강하다.

이번 제도가 연못 속 고래로 그치지 않으려면, 당국도 립 서비스식의 제도 발표 외에 좀 더 그럴듯한 투자자 중심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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