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속도전 ..시중은행 무풍지대 아니다

입력 2016-04-25 08:48 수정 2016-04-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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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출범과 함께 산업 구조조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구조조정의 핵심 표적은 경기 민감업종인 조선과 해운산업으로 은행권 수십조원의 여신이 물려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업 구조조정이 은행권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위험노출액 대부분이 국책은행 = 금융권 안팎의 우려와는 달리 시중은행들의 조선·해운종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험노출액 대부분이 국책은행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떠안은 조선·해운업종 부실기업 위험노출액(대출·보증·회사채 포함)이 이달 말 21조원을 넘어선다.

지난해 조선업종 부실에 올 들어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의 부실이 더해졌다. 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국책은행의 자본건전성이 계속 나빠지고 있어 국민적 공감대 없이는 추가 지원이 쉽지 않다.

담보 설정 여신 일부에 대해 회수 가능성도 있지만, 대부분은 무담보 채권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자율협약 단계가 실패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정부가 투자한 조 단위 채권이 휴지 조각이 된다.

이렇게 되면 막대한 국민 혈세가 낭비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구조조정 진행을 위해서 추가 자금이 필요하지만, 국책은행의 건전성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산업은행의 고정 이하 부실여신은 7조3269억원, 수출입은행 부실여신은 4조374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38%와 88% 급증했다.

정부 출자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국회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시중은행, 무풍지대 아니다 = 대부분 특수은행의 위험노출액이 크지만 아직 파악되지 않은 시중은행들의 부실 위험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주요은행들은 한진해운,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등 위기나 불황에 시달리는 대기업들에 대한 신용위험도를 아직 B등급으로 평가한 상황이다.

신용위험도는 A∼D의 네 개 등급으로 나뉘고, 이 가운데 C∼D등급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대상으로 분류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발표한 ‘2015년도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평가 결과’에 따르면 모두 54개 대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인 C∼D등급에 포함됐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구조조정 기업들을 채권은행들이 대부분 ‘정상’으로 분류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은행 입장에서 C등급으로 이들 그룹을 평가하면 엄청난 충당금을 쌓아야 하지만, 국책은행이 주채권은행인 경우에는 부실이 심해도 대부분 B등급 정도로 분류하는 관행 때문이다.

대기업 업황이 악화하면서 전체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은행 건전성도 위협을 받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 등 5대 대형은행 대부분에서 금융위기 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대기업들 자금확보 비상 = 취약 산업의 여신 부실 위험 증가에 따라 은행들이 여신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은행들이 지난해 ‘충당금 폭탄’을 맞으면서 대기업 여신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기업 상황이 좋지 않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중점관리그룹을 선정, 만기 된 여신의 경우 상환요청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면서 여신을 줄여가고 있다.

주로 담보 없이 신용으로 대출을 받은 기업들을 대상으로는 계속해서 채무 독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도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대손충당금 확보를 유도하는 상황이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총대손충당금 잔액/고정이하여신)은 2010년 108.5%에서 2012년 159.0%로 올랐다가 2014년 124.0%, 2015년 112.0%로 다시 하향 추세를 보인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충당금 확보 여력으로 100% 이하로 떨어지면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은행권 부실채권비율도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9%에서 2012년 1.33%로 떨어졌다가 2014년 1.55%, 2015년 1.80%로 다시 상승했다.

은행권 부실은 곧 비교적 건전한 대기업도 대출 받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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