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뮤직 페스티벌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2016(이하 SXSW 2016)’이 열린 미국의 소도시 오스틴. 이곳의 밤은 K팝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쇼케이스가 열린 벨몬트에는 입장 11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K팝 나이트 아웃(K-Pop Night Out)’ 공연을 보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오스틴을 찾은 팬들이 행사장 입구에 긴 줄을 만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서 열린 SXSW 2016에 지난 16일 오후 7시 30분부터 우리나라의 실력파 뮤지션들을 세계 시장에 소개하는 ‘K팝 나이트 아웃’을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자정을 넘겨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이어진 공연에는 걸그룹 마마무, ‘음원깡패’ 자이언티, 메탈 록밴드 피해의식, 딘, 바이바이배드맨, 러브엑스테레오, 하임 등 총 7개 팀이 각자 개성 넘치는 음악을 현지 음악팬들에게 선보였다.
행사장에는 약 1300여 명의 관객들이 몰려들어 손을 흔들고 환호하며 K팝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전년에 비해 더 많은 비(非) 아시아계 외국인들이 행사 현장을 찾아 K팝의 인기가 미국 주류 사회로 확산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SXSW 2016 음악 총괄감독을 맡은 제임스 마이너는 “올해 K팝 쇼케이스 관객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작년보다 더 큰 규모의 공연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기 줄 가장 앞에 있던 나다니엘 컬크비(28)는 “유튜브로만 접했던 인디 밴드 피해의식의 강하고 열정 넘치는 무대를 직접 보기 위해 휴스턴에서 왔다”고 말했다.
바이바이배드맨의 몽환적이고 독특한 멜로디로 시작된 이번 쇼케이스는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른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의 공연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걸그룹 마마무의 무대가 시작되자 행사장에는 더 많은 관객이 몰려들었다. 마마무는 ‘음오아예’, ‘넌 is 뭔들’과 함께 데뷔곡 ‘피아노맨’을 부르며 현장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피해의식의 보컬 크로커다일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참가하는 SXSW 쇼케이스”라며 “그동안 많은 공연을 했지만 작년보다 더 많은 관객이 현장을 찾아 환호해주는 모습이 낯설면서도 감사하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장에는 미국 여성 싱어송라이터이자 마이클 잭슨의 ‘I just can't stop loving you’, ‘Man in the mirror’, 드림걸즈 OST ‘Love you I do’ 등을 작곡해 2008년 그래미 어워드 OST 부문 최고 작곡가 부문을 수상한 시다 가렛이 깜짝 방문해 시선을 끌었다.
가렛은 마마무의 무대를 보고난 후 “가창력과 퍼포먼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걸그룹은 처음 보았다”며 “음악활동을 하며 수많은 뮤지션들을 만났지만 마마무 같이 완벽한 그룹은 없었다”고 말했다.
‘K팝 나이트 아웃’의 대미는 자이언티가 장식했다. 마지막 무대였던 만큼 더 많은 해외 K팝 팬들이 공연장으로 몰려들었다. 자이언티는 세션과 함께 기존 발표곡인 ‘양화대교’, ‘Babay’, ‘씨스루’, ‘돌아버려’ 등을 비롯한 총 10곡을 특유의 감성적인 보컬을 통해 선보였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영철 부원장은 “몇 개의 팀이나 곡이 한류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해서 K팝이 성공적으로 글로벌 마켓에 진출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보다 다양한 장르의 K팝이 해외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K팝의 성공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012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케이팝 나이트 아웃’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5월 프랑스 미뎀(MIDEM)과 6월 영국 TGE(The Great Escape)에서 각각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