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운을 솟아나게 하는 것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더군다나 그것이 사람이라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제게도 그런 사람이 한 명 있었습니다. 회사 선배였던 그분과의 이야기는 18년 전으로 돌아가 1998년 봄, 부산 앞바다가 보이는 허름한 여관방에서 시작됩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들어온 지 갓 1년을 넘긴 신입사원이었던 저는 그 선배와 함께 IMF 위기 직후 광풍처럼 일어났던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부서에서 일했습니다. 벤처지원특별법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전국 순회 설명회가 한창이던 때 부산을 찾은 어느 봄날, 그날 일정 준비를 위해 눈을 뜨자마자 선배는 웬일인지 ‘회사 생활을 위한 세 가지 ly’를 주제로 일장 연설을 했습니다.
그 처음과 두 번째는 각각 ‘surprisingly’와 ‘timely’였습니다. surprisingly는 일을 기획할 때 상사들의 생각보다 더 크게 그려서 깜짝 놀라게 해보라는 의미였습니다. 또한 꼼꼼히 일을 처리하는 것도 좋지만 시기를 놓치면 효과가 반감되니 타이밍을 제대로 맞춰 일하는 것이 timely라고 했습니다.
마지막 ly에 해당하는 단어 ‘harmony’였습니다. 같이 지내는 동료와의 화합이 일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할 때가 있고, 어딜 가든 부서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직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중진공에서 10여 년을 그 선배 옆에서 보내며 그 강의내용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에서 많은 영항을 받았습니다. 좋은 멘토를 만나 인생의 지혜를 얻고 삶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참으로 값진 것 같습니다. 인생을 걸어오며 도움을 주신 모든 멘토들의 지혜를 떠올리며 바쁜 세상살이 속에서도 다시 기운을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