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균의 B하인드] 20대 명퇴설 돈 A그룹 새내기 CEO의 선택

입력 2016-03-1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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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1부 차장

요즘 들어 재계에서는 구조조정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대부분 구조조정은 기업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하나가 있다. 바로 조직 분위기다. 구조조정을 통한 생존의 지렛대가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때문에 구조조정 기업의 CEO(최고경영자)는 자주 경영 시험대에 오르곤 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볼 때 구조조정이 한창인 A그룹 계열사의 CEO가 취한 행보는 백번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A그룹의 한 계열사는 입사 2년차 사원이 대규모 명예퇴직에 포함됐다는 소식이 돌면서 조직이 크게 술렁였다. 명예퇴직에 포함된 사원이 사내 익명 게시판 앱에 불만을 게재한 뒤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실제 A그룹 계열사는 구조조정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상태다. 전체 임직원 수가 7000명에 가까운 A그룹 계열사는 이달 말까지 인력 재배치를 완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었다. 주로 대상자는 지원조직에 편중됐다. 업계에서는 150여 명이 A그룹 계열사를 떠날 것으로 내다봤다. 위로금으로는 최대 12개월치 급여를 지급하는 조건이 제시됐다. 명예퇴직과 별개로 A그룹 계열사는 100여명 규모의 직원들을 현장에 재배치하는 인력 효율화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그룹 계열사 측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돌던 입사 2년차 사원의 명예퇴직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A그룹 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아 인력 재배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입사 2년차 직원까지 명예퇴직 대상으로 삼아 인력 재배치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회사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사내 전체로 퍼졌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점점 고조됐다. 급기야 사내 분위기가 어수선하게 흐르자 CEO가 직접 나서 직원들에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A그룹 계열사 CEO는 “추가적인 인력 재배치 작업은 없다. 지금은 모두 어려우니 모두 같이 이겨내자”고 당부했다. 그는 구조조정본부 출신의 새내기 CEO였다. 지난 연말 그룹인사에서 처음으로 수천명이 넘는 계열사의 수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던 곳에 그룹 구조본 출신의 CEO가 구원투수로 투입됐으니 구조조정설이 틀린 추측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A그룹 계열사 CEO는 침묵하거나 에두르지 않고 서둘러 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직접 토로하면서 직원들의 이해를 구하는 그의 자세는 사내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근거없는 소문을 차단하고 추가적인 구조조정설로 불안에 떨고 있는 직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후 완전히 불안감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사내 분위기는 이전보다 한층 안정된 모양새로 흐르고 있다. A그룹 계열사 CEO는 앞으로도 소통경영에 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당시 본사 각 층을 다니며 일일이 직원들과 직접 인사를 나눈 것처럼 곳곳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미다. 지금은 구조조정 한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 A그룹 계열사에 내년 이맘때쯤 어떤 결과가 나올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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