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3월 7일 기형도(1960.3.13~1989.3.7)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요절한 시인의 신화

입력 2016-03-07 11:2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그의 시 세계는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에 기반한다. 그의 시가 그로테스크한 것은, 타인들과의 소통이 불가능해져, 갇힌 개별자의 비극적 모습이 마치 무덤 속의 시체처럼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는 데 있다.” 문학평론가 김현씨가 요절 시인 기형도(1960.3.13~1989.3.7)의 시 세계를 평한 내용이다. 그로테스크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그의 시는 우울하고 비관적이었다. 그 근저에는 불우한 어린 시절의 체험과 정치ㆍ사회적 억압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서 공무원인 아버지의 3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1965년에는 경기도 시흥군 서면 소하리(현 광명시 소하동)로 이주했다. 산업화에 밀린 철거민과 수재민들의 정착지로, 도시 근교 농업이 성한 농촌이었다.

중앙고를 거쳐 1979년 연세대 정외과에 입학한 그는 연세문학회 가입을 계기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함께 활동한 회원 중 한 명이 법학과의 성석제(소설가)다. 1985년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안개’가 당선됐다. 그 전년에 중앙일보에 입사, 정치부 문화부 편집부 기자로 일했다.

그는 1989년 3월 7일 새벽 종로의 파고다극장에서 심야 영화를 관람하다가 뇌졸중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해 5월 유고시집 ‘입속의 검은 잎’이 발간됐다. 유고시집의 제목은 김현씨가 정했다.

경기도 안성시 천주교공원묘지에 조성된 그의 무덤은 문학 지망생들에게 일종의 성지가 됐다. 갑작스러운 요절과, 죽음의 그림자가 짙은 시는 이후 ‘기형도 신화’를 빚어냈다. 10주기에 간행된 ‘기형도 전집’(1999)에는 ‘입 속의 검은 잎’은 물론 수필집 ‘짧은 여행의 기록’(1990), 추모문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1994)와 미발표시 20편, 단편 ‘겨울의 끝’이 수록됐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시청률로 본 프로야구 10개 구단 인기 순위는? [그래픽 스토리]
  • "귀신보다 무서워요"…'심야괴담회' 속 그 장면, 사람이 아니었다 [이슈크래커]
  • “재밌으면 당장 사”…MZ 지갑 여는 마법의 이것 [진화하는 펀슈머 트렌드]
  • 비트코인, 美 반도체주 급락에 주춤…바이든·트럼프 전방위 압박에 투심↓ [Bit코인]
  • 카라큘라 사무실 간판 내렸다…구독자 20만 명 빠져나가
  • '규율 강조' 홍명보, 부임 후 첫 행보로 '캡틴' 손흥민 만난다
  • 공연·전시 무료로 즐기자, 20살만의 ‘청년문화예술패스’[십분청년백서]
  • 단독 독립영화 가뜩이나 어려운데…영진위 '독립예술영화지원팀' 통폐합 논의
  • 오늘의 상승종목

  • 07.1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0,243,000
    • -0.93%
    • 이더리움
    • 4,790,000
    • -1.5%
    • 비트코인 캐시
    • 529,500
    • -1.67%
    • 리플
    • 813
    • -3.44%
    • 솔라나
    • 221,300
    • -1.29%
    • 에이다
    • 618
    • -0.8%
    • 이오스
    • 840
    • -0.94%
    • 트론
    • 187
    • -0.53%
    • 스텔라루멘
    • 146
    • -3.95%
    • 비트코인에스브이
    • 63,350
    • -1.71%
    • 체인링크
    • 19,320
    • -3.64%
    • 샌드박스
    • 480
    • +0.4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