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개성공단 부활 어떻게 가능할까

입력 2016-03-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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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개성공단 폐기에 대한 시비는 쓸데없는 일이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그것은 미국과 중국에 일정한 영향을 주어 유엔의 제재결의안을 가져오는 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개성공단 폐쇄와 사드 배치라는 사활적 카드가 미·중의 전략적 거래과정에 편입되면서 부차적 의미 정도로 왜소화하고 말았다. 한국은 사활적 카드 효과를 극대화할 자기 프로그램을 갖고 스스로 뛰지 못했던 것이고, 거래는 철저히 강대국 간의 전략적 차원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 귀결은 형식상으로는 제재와 대화, 내용상으로는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동시 논의 가능성에 대한 합의인 것 같다. 이러한 반전사태는 오히려 개성공단 부활의 필요성을 다시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우리를 머쓱하게 한다.

이미 개성공단 카드의 효용은 거의 끝나가는 것 같다. 반면에 막상 폐쇄하고 나니 개성공단의 빈자리가 너무 크고 비효용이 너무 절실하다. 무엇보다 개성공단만한 남북관계 안전판이 없다는 것이 더욱 뚜렷해졌고, 개성공단만큼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여주는 방패가 없는 것 같고, 개성공단만큼 중국과의 경쟁우위를 확실하게 하는 모델이 없는 것 같고, 개성공단 확대만큼 한민족 경제공동체의 첩경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 새로운 개성공단 부활 카드를 구상해봄직하다. 개성공단 중단의 피해는 남북 공히 크겠지만 피해의 비중은 북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개성공단 부활의 필요성은 북이 훨씬 클 것이다. 국면 전환을 위해 북이 당장 5월 당 대회 때 핵 동결이나 사찰 수용 등 극적 선언을 할 가능성을 점치는 예측도 있다. 이러한 대화 국면에 대비해 개성공단 부활 카드를 만지작거려봄직하다.

더구나 북은 핵-경제 병진정책에서 핵개발이 어려울 때 경제개발에 더욱 힘을 써야 하고 그 경우 개성공단 부활이 내심 절실할 것이다. 경제개발 쪽에 전망이 생기면 핵개발 쪽에 유연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남북 간의 문제는 기 싸움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어느 쪽도 기 싸움에서 쉽게 밀리는 인상은 주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직접적 피해자인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남북당국에 대한 적극적 호소 활동과 이에 대한 범시민 사회의 동조와 지원이 중요하다. 이 경우 기업인들 자신의 어려움보다 함께 일하던 5만4000여 노동자와 그 가족을 포함한 20만~30만 실업자 생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대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유엔 결의안 채택도 단호한 제재 원칙이 ‘민생 목적’이라는 테두리를 존중하는 선에서 이루어졌다. 이것은 제재를 무력화시키는 ‘구멍’이 될 여지도 있어 평화협정 문제와 함께 유연한 전략적 대응이 요청된다.

개성공단 임금액이 핵개발에 전용됐다는 사실 때문에 비핵화가 중요한 유엔제재 국면에서 개성공단 부활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개성공단에 고용됐던 수십만 실업자의 생계목적 호소는 부활의 명분이 될 수 있다. 재개 이후의 개성공단이 또다시 핵개발 자금원이 되는 것을 막고 민생 형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북중 접경지대에는 생필품으로 임금을 주는 민생 형 기업이 존재한다고 한다. 개성공단 부활은 다소의 부작용은 감수할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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