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애덤 그랜트 ‘오리지널스’

창의적 인물의 ‘효과적인 행동지침’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더욱더 창의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어떻게 하면 더 창의적인 인물이 될 수 있을까. 독창적인 연구와 저술로 알려진 애덤 그랜트 교수의 최근작 ‘오리지널스’(한국경제신문)는 독창적인 인물이 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책이다. 풍부한 사례와 독창성에 대한 최근 논문들이 총동원될 정도로 알찬 책이지만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 좀 부담스러운 부피이다.

이 책을 구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 혹은 계속해서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는 독자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하겠다. 처음부터 착실하게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내는 일은 쉽지 않다. 대신 책의 마지막 부분인 402쪽부터 14페이지에 걸친 ‘효과적인 행동 지침’부터 읽기를 권한다.

“잠재된 독창성을 발휘하는 방법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실용적인 조치들을 소개한다”는 저자의 주장처럼 ‘효과적인 행동 지침’을 끝낸 다음에 목차를 보고 필요한 부분을 뽑아서 읽어나가는 방법이 두꺼운 책을 다 읽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마지막 부분은 세 가지 조언으로 나뉘는데, 무척 유용하다.

하나는 개인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식별하는 방법, 다른 하나는 지도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조직을 만드는 방법, 마지막은 부모와 교사들이 아이들로 하여금 더욱더 창조적인 태도를 갖도록 도움을 주는 방법이다.

독창성을 강화하기 원하는 개인은 3단계에 걸쳐 체계적인 노력을 시도해야 한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식별하기 위한 제1단계에서 5가지가 필요하다. 기존의 체제에 의문을 던지는 것, 자신이 창출하는 아이디어의 수를 세 배로 늘리는 것, 새로운 영역에 몰입하는 것, 할 일을 전략적으로 미루는 것, 동료들로부터 더 많은 피드백을 구하는 것이다.

5가지 모두 유용하지만 이 가운데 아이디어의 수를 3배로 늘리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독창성 강화를 일종의 트레이닝 과정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멋진 아이디어가 단번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시도하면 할수록 그만큼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완성되기 이전에 일부러 생각을 멈추는 일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무르익을 시간을 주는 일은 독창성을 키우는 데 필요하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당당하게 제시하기 위한 제2단계에서 해야 할 일은 5가지이다. 위험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 당신의 아이디어를 지지해야 하는 이유에 사람들을 집중시키는 것, 아이디어에 친숙함을 높이는 것, 당신과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집단에 평가받는 것, 그리고 과격한 성향을 숨기는 것이다.

감정을 다스리는 제3단계도 5가지로 구성된다. 결심했을 때와 마음이 흔들릴 때 서로 다른 방법으로 동기 부여하기,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려 하지 말기, 가해자가 아니라 희생자에게 집중하기,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기, 그리고 당신이 나서지 않으면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기이다.

개인의 행동 제안을 읽고 난 다음에 지도자를 위한 행동 제안으로 넘어갈 즈음 여러분은 목차를 확인하고 싶을 것이다. 창조적 파괴, 눈먼 열정에서 벗어나기, 위험을 무릅쓰기, 최적의 균형점과 트로이 목마, 이유 있는 반항, 집단 사고 제거하기 등의 큰 제목과 아래의 작은 주제들을 확인하다 보면 어느새 이 책을 정독해야겠다는 강한 동기를 부여받게 될 것이다. 독창성에 관해 아주 잘 알려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