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 발상의 전환 필요한 中企 기업주

입력 2016-02-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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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이 계속 낮은 상태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인구 성장인데 우리나라의 인구 성장률이 낮으니 경제성장률도 낮아지는 것이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다고 여겨진다. 그래도 주위를 돌아보면서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보면 중소기업 분야가 눈에 들어온다.

나라마다 경제구조의 특징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초기 경제개발이 몇몇 대기업 육성을 중심축으로 이루어져 중소기업 분야가 취약한 상태이다. 현재 상태를 보더라도 대기업 중에는 세계적인 기업들을 몇 개 찾을 수 있고, 그들은 세계적 불황 속에서도 잘 견디는 것으로 보이나 그 외의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견실한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작은 기업들이 좀 더 분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고려로 인해 정부도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쪽에 금융 등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동반성장이라는 화두도 대기업들과 함께 중소기업들의 성장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이러한 중소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그들의 체질 변화가 중요하고, 특히 중소기업의 기업주들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중소기업의 성장에 있어서 금융지원과 규제개혁 등도 중요하지만 모든 기업의 경영에서 그렇듯이 사람 경영이 가장 중요하다. 요즈음 젊은이들의 실업률이 높다고들 하는데 다른 편에서 보면 중소기업들에는 남는 자리들이 많다고들 한다. 젊은이들보고 왜 중소기업에 가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그들은 중소기업에는 장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답이 돌아온다.

대기업에서는 경쟁도 치열해서 나중에 임원까지 승진할 가능성이 작지 않으냐고 물어보면 그렇더라도 대기업에서는 자기가 열심히 노력하면 임원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 중소기업에는 그럴 가능성조차 없다고들 한다. 왜냐하면 중소기업에서는 기업주가 직원들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취급하고 대우를 잘 안 해주기 때문이다. 대기업에는 조직과 체계가 있어 시간이 되면 승진의 기회가 주어지지만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기업주와 그의 가족이 모든 기회를 사유화하여 직원들에게는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열악한 환경은 우수한 직원들이 오지 않도록 만들고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거래에서 흔히 이야기되는 대기업의 후려치기 행위는 대기업도 문제이지만 중소기업도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도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흥정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인력이 대기업에 비해 열심히 일할 유인이 작다 보니 대등한 흥정이 이루어지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대기업이 많은 거래의 이익을 챙기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규제 당국이 아무리 대기업보고 중소기업에 정당한 납품 대가를 주라고 하여도 각 기업을 대표로 흥정에 나서는 직원들은 자기가 대표하는 기업에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려 애쓰게 된다. 여기에서 중소기업의 직원은 대기업에 비해 자신이 대표하는 중소기업이 가진 흥정력도 부족하지만 열심히 흥정을 할 유인조차 작아지는데, 그 이유는 열심히 해 보았자 자신에게 돌아올 보상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노사관리에서는 해고의 어려움이 아니라 채용의 어려움이 더 큰 문제라고 보인다. 이러한 문제는 중소기업의 기업주들이 직원들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만 해결된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고 기업 성과를 같이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들이 중소기업에서 일하더라도 장래에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을 만들어 주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업주들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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