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던 박형철(48·사법연수원 25기) 부장검사가 끝내 옷을 벗었다.
검찰에 따르면 박 부장검사는 고검 검사급 인사가 발표된 직후인 지난 7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장검사의 사표 제출은 국정원 특별수사팀을 맡았던 주요 인사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부산고검 검사로 발령나 일선 수사업무에서 배제됐다. 박 부장검사는 2013년 4월 국정원 특별수사팀 부팀장을 맡았다.
2013년 국정원 인터넷 댓글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특별수사팀이 꾸려졌고,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이었던 윤석열(56·23기) 부장검사가 팀장을 맡았다. 당시 법무부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을 적용하고, 선거법 위반 혐의는 적용하지 말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수사팀은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고수하며 마찰을 빚었다. 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면 박근혜 정부가 정권 초기부터 정통성에 흠집이 가는 상황이었다.
윤 부장검사는 2013년 국정감사에서 검찰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 부장검사와 박 부장검사는 그해 10월 지시불이행을 이유로 정직 1개월과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며, 이후 지방 고검 검사로 좌천되며 일선 수사 업무에서 배제됐다.
원 전 원장은 1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지만, 2심에서 이 혐의가 유죄로 바뀌면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대법원에서 사실상 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리면서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박 부장검사는 대검 공안2과장,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을 역임하며 검찰 내 공안통으로 인정받던 인물이다. 이번 인사에서 대전고검으로 발령난 윤 부장검사 역시 대검 중수부 1,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낸 기획수사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