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돋보기] 30년 넘게 부산을 지켜온 향토기업 엔에스브이(NSV)가 한지붕 아래 두 대표의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앓고 있다.
NSV는 임병진 전 대표가 진채현 현 대표를 비롯해 8명의 사내외이사와 감사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18일 공시했다. 전날에는 임 전 대표가 회사를 상대로 주주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부산지방법원에 제기했다.
NSV는 1984년 부산에서 설립돼 31년간 산업용 밸브를 생산해온 기업이다. 지난달 이오에스이엔지(EOS)와 북경면세점사업단이 NSV의 지분을 다수 인수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 10월말 최대주주가 된 EOS는 지난달 북경면세점사업단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북경면세점사업단은 150만주(13.69%)를 소유하게 된다.
지분을 인수한 이들은 이번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려고 했으나 기존 경영진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러자 기습적으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 경영진을 선출하고 기존 대표이사를 해임했다. 이에 기존 경영진이 임시 주주총회의 효력정지 가처분과 현 대표를 비롯해 경영진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갈등이 빚어진 것이다.
기존 경영진은 EOS 측이 중국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다며 단기간에 주가만 끌어올린 뒤 팔아치우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EOS와 북경면세점사업단이 맺은 지분 인수 계약 과정에서 실제 입금내역이 밝혀지지 않아 계약의 신빙성도 의심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EOS와 북경면세점사업단 측은 이번 인수에 대해 사업영역 확대를 위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며 자금조달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상장사인 NSV를 인수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NSV 주식가격은 지난달 NSV가 중국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돌면서 급등했다가 경영권 다툼 이후 내려가는 추세다. 10월초만 해도 3000원선이었던 회사 주가는 북경사업단과의 계약 공시에 급등하며 11월 중순 1만300원까지 올랐다. 이후 분쟁이 지속하면서 고점 대비 34%가량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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