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략폭격기 中인공섬 또 근접…‘실수’ 해명 vs. ‘도발’비난

미군 소속의 B-52 전략폭격기 1대가 지난주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인공섬 인근 2해리 (약 3.7㎞) 안까지 근접 비행한 사실이 드러나 미국과 중국 양국간 갈등이 재점화됐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군 측은 전략폭격기 인공섬 근접에 대해 인근에서 순찰 임무를 수행하던 폭격기 두 대 가운데 한 대가 기상조건 악화로 예정 경로를 벗어나 남중국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의도하지 않은 비행’이었다는 설명이다. 빌 어번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전의 순찰 임무들과 달리 이번 임무는 12해리 이내에서 비행할 의도가 없었다”며 “2대 중 1대가 왜 예정된 경로보다 더 가까이 중국 인공섬에 접근했는지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국방부 대변인실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이러한 행동은 일종의 군사적 도발 행위라고 경고하고 주중 미국 대사관에 공식 항의했다. 또 중국 국방부는 미군 B-52 폭격기 2대가 지난 10일 남중국해 난사군도 인근 상공을 무단침입해 중국군이 면밀한 감시와 함께 퇴거를 경고했다고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이날 중국 국방부 대변인실은 “근래 들어 미국은 군함정과 군용기를 계속해서 남중국해의 관련 해역에 보내 무력을 과시하고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며 “전략폭격기를 중국의 난사군도 도서지역 부근 상공에 보내 중국의 경계부대와 시설의 안전을 엄중하게 위협하고 지역의 평화안정에 위협을 가했다”고 비난하며 미국이 이런 위험한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은 지난 10월 중국 인공섬 주변 12해리 이내를 미 군함이 통과하면서 심화했다. 당시 미군 구축함이 인공섬 주변 12해리(약 22㎞) 이내에 처음 진입하자 중국 군함은 미군 구축함을 추적하며 ‘맞대응’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16일에는 미국 정부가 18억3000만 달러(약 2조1539억원) 규모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기로 하면서 중국은 ‘미국기업 제재’ 등을 거론하며 미국에 항의하는 등 미·중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