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신이 해서 모르는 일'… 성추행 발뺌 무속인 실형

입력 2015-12-1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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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일이]

올해 6월 한 카페에서 15세 여학생을 만난 무속인 A(40)씨. A씨는 '조상 쪽에 문제가 있고 내가 모시는 신을 통해 보면 내면에도 문제가 많다'며 집으로 가려는 여학생을 상담해주겠다고 꾀었다.

그의 말에 속아 노래방까지 따라온 여학생은 A씨에게 "돌아가신 큰 엄마에게 못한 말이 있다"고 했다. 그러자 A씨는 "큰 엄마 혼이 옆에 있으니 접신을 하겠다"며 그때부터 마치 신내림을 받은 듯 행동했다.

"아가, 아가, 내가 너희 부모님을 잘 챙길 테니 걱정하지 말아라. 볼에 뽀뽀를 해보거라."

정말 큰 엄마가 빙의 된 줄 알았던 여학생은 A씨의 볼에 입술을 갖다 댔다. 그러자 A씨는 갑자기 고개를 여학생 쪽으로 돌렸다. 그러더니 자신의 입을 여학생 입에 맞췄다.

아동·청소년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법정에서 억울하다며 "당시 동자신을 접신해 내 의지와 관계없이 그런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접신을 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 결정을 할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 상태였다며 고의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형법은 심신상실 상태의 피고인에게 형을 깎아주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1심은 "무속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범행을 귀신의 탓으로 돌리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A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내리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했다.

1심은 A씨가 접신상태라면서도 수사기관에 당시 했던 일을 상세히 진술한 점에서 그가 거짓말을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추행 직후 여학생에게 "너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다"라고 말하는 등 심신상실 상태는 아니었다고 봤다.

A씨는 피해 학생을 위해 300만원을 공탁하고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8부(이광만 부장판사)도 "피해자가 심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았고 A씨를 용서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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