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경제상황이 미국 금리 인상과 한미 간 금리 차 확대로 시장불안이 가중됐던 2000년대 초반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응한 즉각적인 금리인상은 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오는 16일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에 대비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리스크 점검’ 보고서를 통해 13일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미국 금리인상 이후 우리나라도 금리인상은 불가피하지만 한-미 간 금리차이가 확대되는 것은 피할 수 있도록 금리인상 타이밍이나 인상 폭의 비동조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1999년 이후 코스피 수익률 변동성과 거시변수들 간의 관계 분석을 통해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점검했다. 1999년 이후 우리나라 주식시장 전반에 걸친 리스크(systematic risk)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제외하면 미국 금리와 한미 간 금리차이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금리와 한미 간 금리차이가 코스피 수익률의 변동성에 미치는 방식에 있어 1999년~2003년, 2003년~2008년 두 기간 사이에 구조적단절(structural breaks) 현상이 나타났다.
1999년에서 2003년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대외부채를 줄여가며 경기 회복을 위해 묻지마식 기술금융과 신용카드 발급 등 급속한 신용확장 정책을 취하고 있었다.
그 결과 닷컴버블 붕괴와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을 겪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금리가 오르고 한미 간 금리차이가 확대된 시기로, 한경연은 해당 시기에 코스피 수익률의 변동성으로 표현되는 주식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더욱 커졌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에 한경연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2000년 초반과 매우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내수 진작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확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부동산 버블과 가계부채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김성훈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해 전이될 수 있는 금융불안을 줄이려면 미국의 금리인상에 우리나라 통화당국이 즉각적으로 동조화하기보다 한미 간 금리차이를 염두에 두고 인상폭과 시점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