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수습이라서 ‘햄볶아요’

입력 2015-11-17 07:51 수정 2016-03-1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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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포스터(사진제공=NEW)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포스터(사진제공=NEW)

“열정만 있으면 안 되는 게 어딨어!” 상사는 목에 핏대를 세우고 외치지만 부하 직원은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라며 외면한다.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의 한 장면이다. 영화는 신문사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박보영 분)의 직장생활 적응기를 통해 우리 시대 사회 초년생의 희로애락을 현실감 있게 그린다.

도라희는 첫 출근부터 분노로 가득 찬 하재관(정재영 분) 부장의 욕을 듣는다. 심지어 부장은 전화기를 던지며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당돌한 신입 도라희는 “쉬는 날이 하나도 없어요?”라고 질문하는가 하면 취재 현장에서 받은 부장의 짜증 섞인 전화에 반항을 해보기도 하지만 결국 현실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

부장의 성화에 회사에 나오기 싫고, 불합리한 근무 환경에 불만 가득했던 그녀는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열정 가득한 기자가 되어 간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연예부 수습기자의 삶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사회 초년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관객의 발길을 끈다. 월급 100만원 미만의 그들에게 명문대 타이틀도 능력도 필요 없다. 그저 상사의 말에 순응하는 충성심과 선배에게 폐 끼치지 않는 눈치만 있으면 된다. 그럼에도 조금씩 성장하는 도라희의 모습은 희망을 엿보게 한다.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스틸컷(사진제공=NEW)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스틸컷(사진제공=NEW)

도라희의 롤러코스터 성장기를 연기한 박보영의 고군분투는 공감을 자아낸다. 정재영은 극악무도하지만 부하 직원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사의 삶을 극적으로 그려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웃음과 쓴웃음을 동시에 짓게 한다. 여기에 오달수, 배성우, 진경 등 스크린 대표 신스틸러들이 매일 매일 전쟁터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직장인들의 현실을 온몸으로 연기한다.

영화는 지난해 12월 종영한 tvN 드라마 ‘미생’을 떠올리게 하지만 다소 과장된 설정과 코믹 코드를 담아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사회적 메시지는 다소 약한 편이다. 그럼에도 취재부터 기사 작성까지 현직 기자가 겪어야 하는 고충과 비하인드 스토리는 충실하게 구현된다. ‘우라까이’부터 ‘렉카’까지 그들만의 은어와 소속사와 스타와의 숨겨진 비화 등 몰랐던 사실을 알게 하는 재미가 있다.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워졌다는 요즘 취업만 되면 장밋빛 미래가 보장될 것만 같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공감'이 최근 영화계 트렌드라는 점에서 볼 때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흥행 코드를 다분히 가지고 있다. 정재영의 목을 아끼지 않는 열연은 한바탕 웃음을 짓기에 부담감이 없다. 코믹터치를 가미했지만 현실의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상영시간 106분, 15세이상관람가,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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