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조작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추가로 물게 될 세금을 자사가 직접 대납하기로 했다.
이는 VW가 디젤차량의 질소산화물(NOX) 뿐만 아니라 휘발유 차량의 CO2 배출량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나온 방침이다.
한국에서는 엔진의 크기, 즉 배기량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되지만 유럽에서는 대부분 CO2 배출량이 많을수록 자동차 세금이 더 많이 매겨진다.
폭스바겐 차량의 실제 CO2 배출량이 당초 신고한 것보다 많은 것으로 확정되면 소비자들은 그만큼 세금을 더 내야 할 상황이다.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연합(EU)과 각 회원국 재무장관 등에게 보낸 서한에서 "추가로 부과될 어떤 세금도 VW가 부담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뮐러 CEO는 6일(현지시간) 언론에 공개한 이 서한에서 "각국 당국에 정확한 CO2 배출 수준을 통보할 것"이라며 "추가 세금 고지서를 소비자에게 보내지 말고 폭스바겐로 바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또 최근에 문제가 된 스캔들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문의에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여러 언어로 상담해주는 센터를 개설했다고 덧붙였다.
뮐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경영진 대응이 느리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사안의 복잡성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폭스바겐는 지난 3일 유럽에서 판매된 차량 8만여 대의 CO2 배기량이 실제보다 적게 표기됐으며, 연료 소비량도 마찬가지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교통부 장관은 4일 폭스바겐 휘발유 차량 9만 8천여 대에서도 검사 때보다 실제 CO2 배출량이 많게 측정되는 등 불규칙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