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정문 전문을 의회에 공식 통보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협정문이 의회에서 90일간 검토되고 나서 내년 2월 초 다시 정부로 넘어오면 오바마 대통령은 곧바로 서명할 계획이다.
TPP 참가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의 40%에 이른다. 관세와 수입쿼터를 대폭 축소하거나 없애 무역을 촉진하면서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열리게 된다. 의회에서 TPP를 승인하면 오바마 대통령의 2기 임기 중 가장 중요한 정책적 성과로 남을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TPP 이행법안의 의회 통과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부여된 무역협상촉진권한(TPA)법에 따라 미국 의회는 협정문 자체에 찬반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 그러나 이행법안 단계에 들어서부터는 의회와 정부 간에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 노동계와 환경단체를 의식한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고 TPP를 지지하는 공화당에서도 환율조작국 처벌 규정 미반영, 의약품 특허 보호기간 등을 놓고 반발하는 기류가 있어 이행법안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대선 유력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등이 반대하고 있으며 내년 대선도 열리기 때문에 이행법안 통과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커지고 있다.
새로 하원의장에 오른 공화당의 폴 라이언은 “이날 통보된 협정문 항목을 세세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TPP 이행법안이 통과되려면 정부가 협정 혜택이 무엇이고 미국 가정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그러기 전에는 판단을 유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하원이 TPP를 지지할 수 있도록 협정이 잘 만들어졌기를 바란다”며 “성공적인 TPP는 미국 근로자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미국의 세계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