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찬성해 삼성가(家)가 7900억원의 혜택을 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안철수(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5일 국민연금공단 전주 본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공단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함에 따라 1대 0.35라는 합병비율에 일조했다"며 "삼성가는 국민연금공단이 자체 추산한 적정 합병비율인 1대0.46으로 합병됐을 때 대비 삼성물산의 지분을 3.02%포인트 더 확보할 수 있었다. 이를 10월 1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79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의원은 "공단이 합병에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은 주주가치 훼손을 겪었지만 삼성가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며 "국민연금공단이 연기금의 수익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적극 협조했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또 "공단 관계자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투자위원회 결정이 있기 사흘 전 부적절하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임원들을 만났다"며 "이 부적절한 만남은 국민으로 국민연금공단이 사전에 삼성그룹과 합병에 관해 조율했다는 의심을 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