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연다. 두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해킹과 남중국해 등 갈등을 빚고 있는 현안에 해결 실마리를 잡을지 주목된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24일 전용기로 워싱턴에 도착했다. 우선 이날 밤 오바마 대통령과 비공식으로 소규모 만찬을 함께 하면서 어려운 현안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한 이후 25일 공식 정상회담에 임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양국에 최대 현안은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다. 미국 연방인사관리국(OPM)이 해킹 공격으로 공무원 개인 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된 사건에 대해 미국은 중국 측의 소행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보복조치로 경제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시 주석은 시애틀에서 지난 22일 중국도 해킹 피해자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미국과 대책을 협의하는 높은 수준의 대화 프레임을 만들 준비가 돼 있다”고 호소했다.
남중국해 매립과 건조물 설치 등 중국의 급속한 해양 진출에 대해서도 두 정상은 신경전을 벌일 예정이다. 시 주석은 이번 국빈방문에서 위안화 평가절하와 인권, 외국 비정부기구(NGO)의 중국 내 활동 등 미국이 우려하는 여러 문제를 해명했지만 남중국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에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도 남중국해는 중국이 주권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이다.
한편 중국 국방부는 2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중국이 긴급 핫라인을 통해 연락하는 등 군용기가 공중에서 충돌할 위험을 방지하는 안전행동 규칙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남중국해에서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예방하려는 조치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외교 소식통들은 일반적으로 의견이 조율된 상태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지며 이번 회담 시간은 1시간으로 비교적 짧아 24일 비공식 만찬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시진핑이 주석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두 정상이 캘리포니아 휴양지에서 넥타이를 풀고 이틀, 총 8시간에 걸쳐 의견을 교환하는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대중 비판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오바마가 이번에 시진핑을 어떻게 대접할지도 향후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자세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