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업체 도시바의 분식회계 규모가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시바 분식회계 문제를 조사한 제3자위원회는 2008~2014년 회계연도 동안 1518억엔(약 1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이 과대 계상됐다고 발표했다. 당초 도시바가 자체적으로 발표했던 분식회계 44억 엔을 합하면 총 1562억 엔이 잘못 집계된 셈이다.
제3자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상사의 명령을 거스를 수 없는 회사의 조직 문화가 이 같은 문제를 초래했다”면서 도시바의 상명하복 시스템을 지적했다.
이어 “도시바는 다른 회사들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면서 “과대계상 등 부적절한 회계 절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많은 주주들이 회사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시바 측은 제3자위원회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대중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도시바의 분식회계 파문으로 현재 책임자인 다나카 히사오 사장, 사사키 노리오 부회장(2009~2013년 사장 재직), 니시다 아츠토시(2005~2009년 사장 재직) 등 최근 최고경영자(CEO) 3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 경영진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전 세계 산업이 휘청거렸을 때 높은 매출을 달성하려고 직원들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도시바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나카 사장과 사사키 부회장의 사임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 대변인은 “21일 회의가 끝난 이후 성명서가 작성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