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7월 3일 山海珍味(산해진미) 온갖 진귀한 재료로 만든 음식

입력 2015-07-0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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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산과 바다, 그러니까 뭍과 물의 온갖 진귀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 산해진미(山海珍味)다. 고량진미(膏粱珍味) 수륙진미(水陸珍味) 수륙진찬(水陸珍饌) 해륙진미(海陸珍味) 산진해미(山珍海味) 산진해찬(山珍海饌), 다 같은 뜻이다.

당의 시인 위응물(韋應物·737~804)의 시 ‘장안도(長安道)’에는 산진해착(山珍海錯)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것도 산해진미와 같은 말인데, 줄여서 진착이라고 한다. 錯에는 섞인다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여러 가지라는 말로 쓰였다. 중국인들은 산해진미라고 하는 우리와 달리 산진해착, 산진해미라는 말을 쓴다.

‘장안도’는 당의 수도 장안 거리의 화려함을 노래한 시다. 한문학자 김언종 고려대 교수에 의하면 궁사극치(窮奢極侈), 사치가 극에 달한 모습을 묘사했다. “산해진미는 쓰레기처럼 버리고/진귀한 음식도 나물국 정도로 여기네.”[山珍海錯棄藩籬 烹犢炰羔如折葵] 이런 식이다. 여기 나오는 번리(藩籬)는 울타리, 즉 쓰레기를 버리는 곳을 말한다. 진귀한 음식으로는 삶은 송아지[烹犢], 구운 새끼 양[炰羔]을 예로 들었다.

꽤 긴 시인데, 음식 이야기 다음 마지막 대목은 이렇다. “제후에 봉해 달라 했다가 군직(軍職)을 받아/증표로 받은 금도장일랑 종놈에게 줘버리네/환락과 영화가 이 같으니 무엇이 정말 괴로운가/다만 해가 서남으로 기우는 거라네.”[既請列侯封部曲 還將金授印廬兒 歡榮若此何所苦 但苦白日西南馳]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해가 저물고 나이 드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소주(蘇州)자사를 지낸 위응물은 소주에서 죽어 ‘위소주(韋蘇州)’라고 불린다. 그의 시에는 맑고 순박한 자연의 정서가 넘쳐흐른다. 장안도 시에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처럼 여긴다”[民以食爲天]는 말이 나온다고 설명한 자료가 인터넷에 꽤 많다. 하지만 알아보니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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