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면수의 이슈만화경] 대한민국은 표절 논란에 뜨겁다

입력 2015-06-25 10:37 수정 2015-06-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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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면수 사회팀장

대한민국은 지금 표절 논란으로 뜨겁다.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여류 소설가 신경숙씨와 훈남 셰프로 유명한 맹기용씨가 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표절과는 전혀 어울린 것 같지 않은 문학과 요리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은 온통 이 두 사람에게 쏠려 있다.

소설 ‘엄마를 부탁해’로 유명한 작가 신경숙씨는 최근 단편 ‘전설’의 일부 대목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우국(憂國)’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는 신 작가에게 표절 의혹이 제기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신 작가가 지난 1999년 문예지 문학동네에 발표한 소설 ‘딸기밭’ 일부가 재미작가 안승준 유고집 ‘살아는 있는 것이오’의 서문에 안씨의 아버지가 쓴 편지글을 거의 그대로 베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신 작가는 표절 논란과 관련해 그 어떤 해명이나 사과를 내놓지 않고, 조용히 넘어 갔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신 작가는 표절 논란이 있은 지 엿새가 경과한 지난 23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 소설 ‘우국’의 문장과 내 소설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표절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럼에도 신 작가를 둘러싼 표절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는 아마도 신 작가가 자신의 잘못을 속시원하게 인정하지 않고, 유체이탈 화법으로 책임을 피하려는 모습이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셰프 맹기용씨도 표절 논란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소녀시대 멤버 써니의 냉장고 속 재료들로 박준우와 맹기용이 ‘고기보다 맛있는 해산물 요리’ 대결을 펼쳤다.

이 대결에서 셰프 맹기용씨는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방송 직후 그가 만든 ‘오시지’ 레시피는 표절 논란에 불을 지폈다. 꼬마츄츄 닉네임을 사용하는 한 블로거의 창작 레시피와 흡사하다는 것이다.

파워블로거 꼬마츄츄는 지난 2010년 자신의 블로그에 “오징어를 어떻게 해먹을까 생각하다가 우리 남매가 좋아하는 소시지를 응용하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오징어 소시지는 꼬마츄츄 특허제품입니다. 도용하면 가만 안둘 것입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냉장고를 부탁해’ 제작진도 이번 논란과 관련해 “맹기용 셰프의 요리는 셰프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요리한 것이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선을 그은 반면 맹 셰프는 어떤 입장도 내 놓지 않고 있다.

표절은 그 어떤 절도행위보다 추악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정신과 혼을 마치 자기 것인 양 강탈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개인의 이익을 취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표절이고, 창작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아마도 법리적 해석을 통한 접근이 아닌 개인의 양심에 달려 있을 것이다. 다수의 눈은 속일 수 있어도 정작 자신의 양심 하나는 속일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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