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트롤스의 상장 절차가 닻을 올리면서 현대산업개발 지배구조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몽규 회장이 상장 과정에서 아이콘트롤스 지분을 매각하고 현대산업개발의 지분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이콘트롤스는 지난 1999년 9월 설립된 홈네트워크 및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업체다. 2014년 말 기준 자본금은 27억9000만원이며 매출액 1312억2200만원, 영업이익 74억4700만원, 당기순이익 45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1분기 기준 아이콘트롤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44.09%를 보유한 정몽규 회장이다. 이밖에 계열사인 현대EP 21.86%, 아이서비스 9.86%, 아이앤콘스 9.50% 등 정 회장 측 지분이 85.31%이다.
아이콘트롤스는 현대산업개발 계열사 16곳 중 한 곳으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지배구조를 관통하는 핵심 계열사다.
현대산업개발은 ‘정몽규 회장→ 현대산업개발→ 현대EP·아이서비스·아이앤콘스→ 아이콘트롤스→ 현대산업개발’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구조를 갖고 있다.
정 회장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고 현대산업개발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상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콘트롤스가 내부거래 비중을 줄여왔지만 여전히 62.6% 수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속하기 때문이다. 계열사와의 거래 비중을 줄이거나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줄여야만 한다.
정 회장이 아이콘트롤스 지분을 줄일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현대산업개발’이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아이콘트롤스를 완벽하게 소유하고 있지만 정작 현대산업개발 지분율은 낮다.
현대산업개발 분기보고서를 보면 정몽규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지분 13.36%를 소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아도 18.56% 수준이다.
눈 여겨 볼 점은 2대주주다. 템플턴자산이 현대산업개발 지분 10.91%를 보유하고 있는데 정 회장과 지분율 차이가 2.45%, 정 회장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7.65%밖에 안 난다.
과거 SK그룹과 소버린자산운용의 경영권 분쟁에 이어 최근 삼성물산이 합병 과정에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힘 겨루기를 하면서 현대산업개발도 지배구조 재정비에 나섰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정 회장이 아이콘트롤스 상장 과정에서 아이콘트롤스 지분을 매각하고 현대산업개발 지분을 늘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아이콘트롤스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 하반기 수요예측을 거쳐 올해 안에 유가시장 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