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쌓여있던 트럼프의 자산 규모는 지난 수 년간 논쟁거리였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대선 공식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신의 자산 내역을 종이 한 장에 요약해 공개했다. 트럼프가 공개한 자산 내역에는 유동성 자산 3억200만 달러(약 3376억원), 부동산 라이센스 및 브랜드 가치 33억 달러(약 3조6890억원), 상업용 부동산 37억 달러(약 4조1360억원) 등이 담겨 있었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자산 가치가 87억 달러(약 9조7300억원)를 넘는다고 밝히면서 “공화당이 문제로 삼기 전에 소득세 신고 내역을 포함한 자산을 완전히 공개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3자’의 위치에서 자산을 분석하는 업체들은 트럼프의 자산 규모가 이번에 밝힌 것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당초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트럼프의 자산규모를 41억 달러로 추산했으며, 금융 솔루션 전문업체 웰스X는 이와 비슷한 42억 달러로 예상했다. 수치로 산출할 수 없는 브랜드 가치가 자산 규모를 부풀렸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트럼프는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30억 달러로 보고 있는 반면, 포브스는 단 1억2500만 달러로 환산했다.
작가 티모시 오브라이언은 지난 2005년 자신이 발간한 책 ‘트럼프네이션’을 통해 “트럼프의 자산은 고작 1억5000만~2억5000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언급한 적도 있다. 트럼프는 당시 명예훼손을 이유로 작가를 상대로 50억 달러의 소송을 제기했다.
포브스의 경우 4년 전 트럼프가 처음으로 대선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당시 그의 자산 규모가 27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 때 트럼프는 공식적인 논쟁은 피했지만 “포브스가 보도한 규모보다는 많다”고 반박했다.
이에 CNN머니는 트럼프가 미국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자산을 신고하면 정확한 자산 규모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후보자는 30일 이내에 FEC에 재산 내역을 신고해야 하기 때문. 트럼프는 아직 FEC에 공식적인 재산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