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 중에 의료진이 5명으로 늘어나면서(5일 현재) 이들의 안전 문제와 이들을 통한 환자의 추가 감염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서울시가 대형병원 의사인 35번째 환자가 격리 통보 이후 대형 행사에 참석해 1500명에 가까운 사람과 접촉했다고 밝히면서 의료진에 의한 감염 문제는 빅 이슈가 돼 버렸다.
5일 보건 당국 등에 따르면 의료진 감염자가 2명 추가로 확인돼 의료진 중 메르스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5명이 됐다.
전날까지 의료진 환자는 국내 첫 메르스 환자 A(68)씨를 ⓒ병원에서 청진·문진한 5번(50) 환자, ⓑ병원과 ⓐ병원에서 같은 환자를 각각 접촉한 7번(28ㆍ여) 환자와 8번(46ㆍ여) 환자 등 3명었다. 하지만 이날 ⓑ병원의 의료진인 34번(여ㆍ25) 환자와 ⓓ병원 의료진 35번(38) 환자 등 2명이 추가됐다.
이처럼 의료진 감염환자 발생이 늘어나고 이들 감염환자가 거쳐간 병원도 계속 증가하면서 국민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특히 보건 당국은 감염이 의심되는 의료진에 대한 철저한 격리가 원칙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들이 환자를 진료하거나 병원 밖으로 이동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일 서울시가 의료진에 의한 감염 문제를 직접 제기하고 나섰다. 보건 당국이 환자 정보에 대해 공유하지 않아 몰랐지만 서울지역의 한 병원 의사가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시민 1500여명 이상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했다고 밝힌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1일 35번째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 A씨는 이미 지난달 29일부터 의심 증상이 시작됐는데도 제대로 통제받지 않아 30일과 31일에는 대형 행사장과 식당에 수차례 드나들며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첫 메르스 사망 환자가 입원했던 경기도 모 병원 중환자실의 경우 의료진 상당수가 격리조치 없이 정상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환자가 별도 격리조치 없이 6일간 중환자실에서 진료를 받은 곳임에도 그와 밀접 접촉했던 의료진은 자가격리되지 않고 출·퇴근 근무를 하고 있다. 이 병원 내과 중환자실에는 10여명이 입원 치료 중이며 이 중 1명은 발열 증상을 보여 유전자 검사 중이다.
이 병원 의료진이 자택에 머물지 않고 병원에서 진료를 하는 것은 보건복지부가 이 같은 상황을 묵인했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은 해당 병원 측에 자가격리자인 의료진이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귀가도 허용했다. 복지부는 해당 병원의 자가격리자 의료진이 자택에 갈수 있고 이동 시에는 자가 차량을 이용하도록 하기도 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공식성명을 내고 “메르스 환자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의료진,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료기관에 대한 안전과 종합지원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