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주진형] 증권업계 두가지 시선…변화 이끄는 ‘선도자’ vs 실정 모르는 ‘이단아’

입력 2015-05-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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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임직원 105명 대상 설문…의견 분분하지만 43%가 ‘긍정적’

▲한화투자증권 제54기 정기 주주총회가 20일 오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렸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가 열린토론회에서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오른쪽 네번째) 등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열린 마음, 열린 경영’이라는 슬로건 아래 개최되는 이번 주주총회는 일반주주들이 참여한 가운데 경영진과 주주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에 대한 증권업계의 평가는 파격적 그의 개혁 시도만큼이나 극단적으로 갈린다. 업계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선도자’라고 평가하는 이가 있는 반면, 업계의 실정을 무시한 ‘이단아’일 뿐이라며 그의 시도를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객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어쩌면 굉장히 원론적인 그의 신념은 ‘투자자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이투데이는 국내 증권사는 물론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취임 이후 시도한 다양한 실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봤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한화투자증권과 증권업계는 물론이고 금융당국에까지 ‘쓴소리’를 서슴지 않으며 증권업계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주 대표에 대해 과연 동종업계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객관적 평가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이투데이 자본시장부의 조사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여론조사기관의 엄격한 표본 추출 등으로 이춰진 조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 한계를 갖고 있음을 미리 밝혀 둔다.

◇주진형의 개혁 시도, ‘긍정적이다’ 43%=26일 이투데이가 국내 증권사 임직원 1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주진형 대표의 다양한 시도에 대해 설문 참여자들의 42.86%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부정적 의견은 15.24%에 불과했다.

주 대표가 시도하고 있는 개별 정책들에 대해서도 대부분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매도 리포트 비중 확대 등 리서치 센터 운영 개편’과 관련해서는 증권맨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무려 67.62%의 응답자가 ‘긍정적인 변화’라고 답변한 것.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응답자는 8.57%에 그쳤다.

‘매수’ 일색의 증권사 리포트로 증권업계 전반의 신뢰도 하락이 문제가 되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주진형식 개혁이 해결책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응답자는 “증권업계에 만연해 있는 불합리한 제도와 관습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의 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좋은 취지의 시도이나 업계의 현실을 무시한 것으로 업계 분위기가 따라주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자조적이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낸 사람도 있었다.

또한 주 대표가 업계 최초로 시도한 ‘열린 주주총회’에 대해서도 61.90% 넘는 응답자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응답자는 6.67%에 불과했다. 주주와 격의 없이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어 소통을 강화했다는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같은 측면에서 콜센터를 개편한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이 주를 이뤘다. 지난해 7월부터 수신자 부담 전화상담 서비스를 도입한 것에 대해 과반수가 넘는 응답자(53.5%)가 ‘잘했다’고 답한 것.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시도에 대해서도 대다수 응답자(52.38%)가 ‘증권업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변화’라고 답했다.

가장 최근 발표한 ‘직원연금’ 조성과 관련해서도 절반이 넘는 응답자(53.34%)가 긍정적인 제도 변화라고 답하며 우려보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는 “직원 연금제도가 자사주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직원들 임금을 동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며 우려감을 표하기도 했다.

◇성과급 제도 등 부정적 의견도…“직원들에 대한 배려 필요”=주 대표의 개혁과 관련해 긍정적인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해 매매 수수료를 기준으로 지급하던 개인 성과급 제도를 전면 폐지키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특히 많았다.

‘매매수수료 기준 개인 성과급 폐지’와 관련해 ‘잘못했다’ 의견이 31.43%로 ‘잘했다’는 의견 27.62%보다 높았다. 조직 개편과 회사 주가 안정화 등에 대한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매매에 따른 실적 불안 등 영업직원의 수익과 직결된 부분에 대한 변화 시도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응답자는 “증권사는 보상을 기본으로 돌아가는 조직인데 매매수수료에 대한 성과급제가 사라진다면 다른 대체되는 응당한 보상기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며 대안 있는 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과다한 주식 매매에 대한 실적 불인정 부분 역시 40%가량의 응답자가 긍정적인 변화라고 응답했지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응답자도 25.71%에 달했다.

사내 편집국을 설치한 것과 관련해서도 “참신한 시도이지만 과연 어느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다수 존재했다.

◇주진형式 개혁,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까 ‘진짜 태풍’이 될까?=일부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주진형식 개혁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주진형식 개혁이 실제 한화투자증권을 바꾸고, 더 나아가 증권업계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견해가 다수였다. 응답자 105명 중 40명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답한 것이다.

일단 임기가 정해져 있는 CEO가 추진하는 개혁이 어느 정도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응답자는 “업계 자체가 오너 회사인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시장의 판도를 단발성으로 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프로젝트의 지속성을 갖고 시행하기에는 대표 임기가 짧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화투자증권이 중형사라는 점 역시 영향력이 커지는 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한화투자증권의 변화 자체에도 의문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높았다. ‘주진형 대표의 시도로 한화투자증권이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변화가 없다’는 의견이 43.81%에 달한 것. 부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의견도 무려 13.33%나 됐다.

이 같은 의견이 주를 이룬 것은 주 대표의 실험적인 조치들에 대한 내부 반발로 일부 인력이 이탈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응답자들의 대다수는 자신이 속한 조직이 ‘주진형 혁신’을 시도할 경우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긍정적으로 응답한 사람은 19%에 불과했고 부정적인 견해는 38.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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