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율과 고용의 상관관계] 수익 떨어지니… 30대 기업 종업원수 7년 만에 줄었다

입력 2015-05-2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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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마진율 24.9% 전년보다 0.6%P 하락…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져

국내 대표기업들의 고용 종업원 수가 줄었다. 특히 국내 유가증권 시가총액 순위 30위 기업들의 매출총이익비율(마진율)이 하락하면서 고용 종업원 수가 함께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의 수익성 구조가 악화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종업원 고용에 인색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향후 희망하는 기업의 마진율 분석이 일자리 찾기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 종업원 수 감소로 역전=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 시가총액 순위 30위 기업(금융·지주사 제외)의 고용 종업원 수가 올해 3월 말 기준 49만685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49만7029명과 비교해 174명이 적은 수치다. 국내 30대 기업의 총 종업원 수가 줄어든 것은 최근 7년간 처음이다.

특히 최근 들어 고용 인원 증가폭이 크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국내 시가총액 순위 30위 기업의 총 종업원 수를 보면 지난 2010년 45만3381명이었다. 이듬해 45만8258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어 20012년 46만5766명으로 매년 평균 1%대의 증가세를 보였다. 2013년에는 49만3222명으로 한 해에만 2만7000명 이상이 급증했다. 이는 대규모 유통기업들이 매장 확장 등으로 고용인원을 급격히 늘렸기 때문이다. 또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고용 종업원 수를 5000명 이상 늘리는 등 해당 연도에 고용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대기업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4년에 접어들면서 높아졌던 고용인원 증가율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2014년 30대 기업 총 고용 종업원 수는 49만7029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고작 0.7% 증가에 머무는 등 기존 평균 증가율을 밑돌았다.

특히 국내 고용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조선업계의 영업 부진으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나타나는 등 올해 들어서는 30대 기업의 총 종업원 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마진율 하락…고용 시장에 직격탄=흑자 구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인력 감축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30대 기업의 종업원 수가 마진율 변화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진은 연간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제외한 것이다. 또 마진은 기초가 되는 수익이다. 마진에서 필요한 영업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나오기 때문에 안정적 수익구조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마진율이 필요하다.

이는 최근 3년간 마진율이 하락한 대기업들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 기업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까지만 해도 국내 최장수 연기파 배우를 고용해 장기 근속연수를 기업 이미지 광고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 초부터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1500여명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강도 높은 비용절감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의 연도별 사업보고서상 고용 종업원 현황을 보면 지난 2010년 2만4222명, 2011년 2만4948명, 2012년 2만6255명, 2013년 2만7246명 등으로 매년 고용 인원을 늘려 왔다. 지난해에도 전년도 매출 마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지만 고용인원은 1000명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되면서 올해 초부터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올 3월 말 기준 사업보고서상 고용 종업원 수는 2만7090명으로 지난해 말 2만8291명과 비교해 1100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고용의 질도 저하됐다. 현대중공업이 채용한 비정규직은 지난해 말 1581명이었지만 올해 3월말 기준 2012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늘어나는 등 전체 종업원 수 대비 비정규직 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올 초 3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상 종업원 수가 줄어든 기업 중 상당수는 전년 사업연도 마진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마진율 19.2%를 기록했다. 전년도 20.2%와 비교해 1%포인트가량 하락한 것이다. 기아자동차의 종업원 수는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다가 올해 3월 말 기준 3만3904명으로 지난해 말 3만4112명과 비교해 감소했다.

삼성SDI도 마찬가지다. 삼성SDI의 마진율은 지난해 14.3%로 전년과 비교해 1.8%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올해 들어 종업원 수 감소로 바로 이어졌다. 올 3월 말 기준 삼성SDI의 분기보고서상 종업원 수는 1만1195명으로 지난해 말 1만1371명과 비교해 176명 줄었다.

이는 국내 30대 기업의 전체 평균 마진율과 총 종업원 수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30대 기업의 평균 마진율은 24.9%로 전년도 25.5%와 비교해 0.6%포인트가량 낮아졌다. 올해 3월 기준 국내 30대 기업의 총 종업원 수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기업들이 유의적 마진율 변화가 나타나면 인력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는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이는 대형 제조업체의 경우 매출원가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요소 중 하나인 생산직의 임금을 포함하는 등 마진율이 하락하면서 종업원 수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매출원가 부문에서 가장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구조조정 부문이 인력이기 때문에 국내 대기업들의 마진율 변화가 인력 감축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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