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요금 경제학] "단기적으로 실적 타격… 데이터 사용량 많아져 장기 수익 늘 것"

입력 2015-05-15 10:05 수정 2015-05-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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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패턴 '음성에서 데이터로' 변화… 이통사 '데이터 중심' 성장체제 전환

(LG유플러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로 신(新)성장동력 찾기에 나서고 있는 이동통신 3사가 데이터 요금 중심제로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KT에 이어 LG유플러스가 데이터 중심의 요금체계로 개편하면서다. SK텔레콤도 이르면 다음주 중에 데이터를 기본으로 하는 미래형 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이통사가 음성 주도의 성장전략에서 탈피하고 데이터 중심의 성장 좌표를 재설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대적인 분위기도 과거와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음성 통화보다는 데이터 중심으로 사용패턴이 바뀐 것도 이통사의 결정을 움직였다. 이 때문에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 개편이 이통사에 부정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앞서고 있다. 오히려 이통사들이 선제적인 대응으로 데이터 중심의 수익구조를 빠르게 안착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통사, 수익구조 영향은 = 데이터 중심으로 요금체계 전환은 단기적으로 이통사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음성은 돈이 안되고 데이터가 돈이 된다’는 원리가 적용됐다. 이는 이통사의 단기 수익구조에는 부정적으로 일부 미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잘한 선택이라는 얘기다.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게 사실이다. 아직까지 데이터 사용량보다 음성 통화량이 많은 소비자의 경우 이번 요금체계 개편으로 실질적인 수혜를 보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통사 입장에서는 손실을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음성 통화 요금제 인하는 이통사에 일정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지금까지 음성 통화료는 지속적으로 떨어졌고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역시 영향을 받을 수 받게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통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목소리를 냈다.

김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이번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로 인해 2G나 3G 가입자가 4G시장으로 넘어오는 벽이 허물어졌다”며 “단기적으로는 데이터 사용량을 줄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사용시간이 늘어나면서 이통사의 ARPU를 높여주는 효고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재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판단을 내렸다. 안 애널리스트는 “데이터 요금제의 도입으로 단기적으로는 이통사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며 “하지만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나 여건이 생기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 이통사의 수익구조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듯하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모두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번 데이터 위주로 요금제를 개편한 것은 이통사 입장에서는 잘한 선택”이라며 “이통사가 음성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고 데이터가 돈이 되는 시대라는 것을 판단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미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음성 자체를 모두 오픈하고 데이터 중심으로 요금체계를 바꿔 나가고 있다”며 “데이터 중심의 저가요금제이지만 데이터를 더 사용하게 돼 이통사의 수익을 늘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 요금제 전격 전환…왜?= 이번에 이통사가 데이터 중심의 요금체계를 개편한 결정적인 배경은 정부의 역할이 컸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대선공약인 가계통신비 인하정책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통신비 인하정책을 내놨다. 이동통신 가입비 폐지를 비롯해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이용 제한 철폐, 알뜰폰 활성화정책 등을 통해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모색된 정책이 데이터 중심의 요금정책이다. 정부는 가계통신비 인하라는 국정목표에 부합하면서 이통사가 데이터 요금의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카드였다.

이통사 관계자는 “데이터 중심의 요금체계는 정부에서 적극 추진하는 요금인하 정책에 맞추면서 미래형 수익구조로 바꾸는 결정이었다”며 “시대적으로 데이터 중심의 요금체계 필요성도 제기 돼 이통사들이 적극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가계통신비의 선택권은 소비자로 이동하게 됐다. 그동안 논란에 휩싸였던 가계통신비의 주범인 음성 통화를 확 풀었기 때문이다. 대신 데이터는 즐기기 위해 사용하는 소비자가 선택하는 몫으로 넘겨졌다.

시장의 통신전문가는 “이통사가 선제적으로 음성 요금을 무제한으로 열면서 정부도 가계통신비 인하의 목적을 달성하게 됐다”며 “특히 데이터는 영화나 게임 등 소비자가 즐기기 위해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돈을 내는 구조로 짜여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는 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면서 데이터 사용량으로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미국 이통시장에서는 버라이즌, AT&T, 구글이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를 내놓은 상태이다. 버라이즌 등의 미국 이통사는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하고 데이터 1GB에 대해 1만원의 추가비용을 받고 있다. 일본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이통사인 NTT도코모도 월 2700엔을 내면 무선 통화를 무료로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그 대신 NTT도코모는 2GB에 3500엔, 5GB에 5000엔을 추가로 내도록 요금구조를 바꾸었다.

이는 더 이상 음성으로 수익구조로 살아남기 힘든 상황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초고속 데이터 시대가 빠르게 앞당겨지고 있는 추세를 고려해도 이통사의 데이터 중심의 요금체계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통시장은 5G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는 2020년 상용화가 목표다. 5G는 기존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보다 1000배, 3세대(3G)에 비해서는 1만배 빠른 속도의 구현이 가능하다. 일례로 800메가바이트(MB) 동영상을 내려받을 때 3G는 7분, LTE는 40초가 걸리지만 5G에서는 단 1초에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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