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타이거 朴’ 박운서 전 통산부 차관, 필리핀 봉사 중 ‘교통사고’ 안타까움

입력 2015-05-13 09:30 수정 2015-05-1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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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CBS TV '새롭게 하소서' 방송에 출연한 박운서 전 차관 모습.

‘타이거(Tiger) 박’으로 불렸던 정통 경제관료 박운서 전 통상산업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최근 교통사고를 당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박 전 차관은 한국에서의 모든 명예를 내려놓고 필리핀 원주민을 위해 봉사와 선교활동을 하다 현지에서 불의의 사고를 입은 만큼 응원의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박 전 차관은 사고로 하반신 중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서울아산병원에서 큰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회복 중이다.

박 전 차관은 사고를 당하기 직전까지도 1933년생으로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필리핀 오지에서 쌀 농사꾼으로 살며 ‘나눔의 정신’을 몸소 실천해 왔다.

제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뉴욕총영사관 경제협력국 영사, 대통령 경제비서관, 제1대 통상산업부 차관 등을 역임한 정통 경제통으로, 관료 시절 대외협상에서 보여 준 화끈한 추진력과 기백으로 '타이거 박'이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사장,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 데이콤o파워콤 회장 등을 맡아 '죽어가는 기업도 살리는 기업가'로도 명성을 날렸다.

그러던 지난 2005년 초 정년퇴임을 앞둘 당시였다. 당시 그에겐 한국에서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대학 총장, 기업 대표를 맡아달라는 제안도 있었고 연금을 받으며 남은 여생을 ‘휴식’과 ‘여행’으로 편히 지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힘든 인생 여정을 택했다. 돌연 선교활동을 위해 필리핀행을 선언한 것이다. 박 전 차관은 2005년부터 9년째 필리핀 오지인 민도로섬에서 원주민 중에서도 가장 빈곤에 시달리는 망얀족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 선교의 일환으로 쌀농사를 시작해 지금은 배테랑 쌀농사꾼이 됐지만 농사에 대해 일자무식이었던 그는 처음엔 시행 착오도 무수히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일당제 임금 방식을 도급제로 바꾸고 직파법이 아닌, 이양법을 시도하면서 농사를 시작한 지 2년이 지난 뒤부터 다른 농부들보다 평균 20~30% 더 생산하는 등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이렇게 연간 2.5모작으로 수확한 4000여 가마니를 교회 개척과 현지인들을 돕는 데 썼다.

또 박 전 차관은 인근 아토이 마을에서 처참하게 살고 있는 망얀족들에게 따뜻한 쌀밥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 마을에서 처음으로 예배당을 짓고 본격적인 선교 활동을 벌였다. 지난해엔 이러한 나눔의 삶을 ‘네가 가라, 내 양을 먹이라’라는 책을 통해 진솔히 풀어내기도 했다.

퇴직 고위공직자들이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로 세력화하며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화려했던 이력을 뒤로 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남은 여생을 보내고 있는 그는 참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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