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채권시가평가 중 하나인 한국자산평가가 2대주주인 한국기업평가와 결별에 나서며 새로운 주주를 맞이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기존 3대 민평사(나이스피앤아이, KIS채권평가, 한국자산평가) 가운데 한자평이 최초로 신용평가사인 주요 주주와 완전히 고리를 끊는 셈이다. 현재 나이스피앤아이는 나이스신용평가, KIS채권평가는 한국신용평가를 각각 모회사로 두고 있다.
때문에 그간 업계 내 지적 사항으로 꼽혔던 연계거래(자본시장법 335조)의 우려에서도 벗어나 체질개선과 재도약이 기대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평가의 최대주주인 투썬인베스트먼트(지분율 51%)와 2대주주인 한국기업평가(33.64%)는 보유 지분(84.64%)을 SK증권이 조성한 사모펀드(PEF)인 ‘리더스제2호PEF'에 매각했다.
이번 거래 규모는 총 300억원 규모로 SK증권은 이번 PEF의 GP를 맡았다. SK증권이 조성한 PEF는 한국자산평가의 경영권도 함께 인수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한국자산평가(옛 한국채권평가)는 매년 수 십억원씩의 이익을 내는 안정적인 회사로, 채권 등 자산(각종 금융상품)의 공정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주 업무다.
이번 딜에 정통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한국자산평가의 꾸준하고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에 PEF에 투자한 LP들이 주목했다”며 “경영권을 인수한 SK증권 PEF에서 한자평의 경영진 교체 및 체질 개선 작업을 본격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업계 내부적으로는 국내 최대 채권평가사인 한자평이 2대 주주였던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결별한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전일 한기평은 한국자산평가 보유 지분 전량(33.64%)을 71억 규모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그 동안 금융업계에선 채권평가사들이 금융기관들의 재무제표상 보유한 채권 등 자산의 시가평가(공정가치)를 행하고, 이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채권평가사의 모회사(신용평가사)들은 해당금융기관의 신용등급을 매기는 일이 이해상충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일례로 증권사들이 ELS 발행 시 신용등급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해당 기관들이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신평사와 같은 계열 자회사에게 ELS 등 금융상품의 시가평가를 맡기는 연계거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던 것이다.
금투업계 고위 관계자는 “신평사(한기평)과 결별한 한자평이 연계거래 소지 없이 교체된 새주주 경영 전략 아래 독립적, 중립적 영업을 영위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신평사들의 등급장사에 문책경고를 하는 등 기업들의 등급산정이나 내부통제에 엄격해진데 따른 후속 여파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