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저격수’ 장화식 론스타 8억 수수, ‘유회원 탄원’ 놓고 딜? 부당해고 보상금?

입력 2015-04-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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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11월 서울 중구 태평로 금융위원회 앞에서 열린 ‘1121 금융피해자 행동의 날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1998년 IMF구제금융 사태와 2003년 카드대란을 겪은 우리에게 ‘론스타’는 ‘투기자본’으로 대변된다. 외환은행과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를 헐값에 사들인 뒤 매각하는 과정에서 약 5조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론스타는 지금도 국내와 해외에서 여러 건의 조세소송과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외환은행 먹튀’ 논란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뒤 한동안 잊혀졌던 론스타가 다시 등장한 것은 지난 2월이다. 검찰은 장화식(52)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장씨가 2011년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던 론스타코리아 대표 유회원(65)씨에 대한 탄원서를 써주는 대가로 8억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장 대표를 파면조치했고, 그는 ‘시민운동가가 민낯을 드러냈다’는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시민운동가 장씨는 어떻게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게 된 것일까.

장씨가 사회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고려대 법학과에 입학한 1981년부터다. 장씨 측근들에 따르면 장씨는 같은 학교 77학번 선배인 A씨와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운동권에 발을 들였다. 민족해방노선(NL)이 주류였던 고려대에서 A씨는 드물게 민중민주노선(PD)에 심취해 있었고, 후배인 장씨와 함께 1980년대 노동운동이 싹튼 안산 반월공업단지에 취업해 함께 생활을 했다. 장씨의 부인 이모씨에 따르면 장씨와 A씨가 거주했던 하숙집은 반월공단 노동자들의 학습장소로도 활용됐다.

장씨는 사회에 진출한 후에도 노동운동을 이어갔다. 외환카드에선 노조위원장과 전국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을 지냈고, 2001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2004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해고된 장씨는 변호사·교수 등과 함께 투기자본감시센터를 만들었다. A씨 역시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다 1992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때 출마했다. A씨는 장씨가 해고된 2004년 제46회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늦깎이 법조인이 됐다.

장씨는 해고된 이후 투기자본감시센터에서 활동하며 2008년에는 고려대 법대 선배인 임종인 전 의원과 함께 ‘법률사무소 김앤장-신자유주의를 성공사업으로 만든 변호사 집단의 이야기’라는 책을 출간했다. 장씨는 이 책을 통해 “투기성 사모펀드 론스타가 자산규모 62조원이 넘는 외환은행을 1조3833억원이라는 헐값에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은 김앤장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장기간 서울 종로구의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찾아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악연을 맺게 된 장씨는 2011년 변호사인 고등학교 동창과의 술자리에서 ‘8억원 수수’의 계기를 만든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해고됐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친구는 장씨를 돕고 싶어했고, 당시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이었기 때문에 론스타와 장씨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이 친구는 2013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된 후에 ‘정윤회 비선실세 국정개입 문서 유출 사건’으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한 조응천 변호사다. 조 변호사는 장씨와는 대구 성광고 재학시절 전교 1, 2등을 다투는 라이벌이었다. 조 변호사는 서울 법대를 졸업하고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장씨가 조 변호사를 만난 이후 본격적인 합의가 진행됐다. 장씨는 대학 선배인 A변호사를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장씨 부인에 따르면 장씨는 A씨를 매우 신뢰해 부친의 이혼소송을 맡기기도 했다. 유회원 대표 측은 법원장 출신의 B변호사가 대리했다. 지난 2월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2011년 9월 유 전 대표로부터 자신과 론스타에 대한 일체의 비난·공격을 중단하고 재판부에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해 달라는 요청과 함께 8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돈을 받은 것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외환은행에서 해고된 데 따른 합의금일 뿐,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직무에 위배되는 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장씨의 측근은 8억원이라는 액수에 대해서도 “2004~2011년까지 8년간 임금과 보상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큰 금액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장씨의 고대 법대 선배로, 투기자본감시센터에 함께 이름을 올렸던 임종인 전 의원은 현재 ‘해고노동자 장화식을 위한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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