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병원 등을 주로 건축해 온 서희건설이 최근 지역주택조합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채무보증, 미청구공사 금액 등이 증가하면서 현금흐름은 오히려 안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희건설 매출액은 9417억원, 영업이익 406억원, 당기순이익 61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채비율은 212%, 영업이익률은 4.31%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서희건설은 당초 교회, 병원, 학교를 주력으로 건축했지만, 건설경기의 불황으로 물량이 줄어들자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조합원들이 직접 토지를 매입해 건축하는 방식으로 저렴한 가격과 빠른 사업추진이 장점이다.
이 때문에 서희건설은 지난 2012년 2270억원에 불과했던 지역주택조합 수주금액이 지난해 2조원을 넘었고 현재 시공 중이거나 약정을 맺은 조합주택만 31개 단지, 2만5000여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서희건설의 현금흐름이 나빠졌다. 서희건설 채무보증 잔액이 크게 늘었다. 지난 3일 서희건설 채무보증 잔액은 1조4421억원으로 자기자본 1857억원 대비 7배를 넘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위험성이 높은 PF대출 보증이 아닌 대다수가 중도금 대출에 관한 채무보증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낮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추진 중인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관계사 등이 부실해질 경우 채무보증은 고스란히 건설사가 떠 앉을 수 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
여기에 회계 장부에는 매출로 잡아 놓았지만 실제 대금은 받지 못한 미청구공사대금 역시 크게 증가했다. 서희건설의 지난해 미청구공사 금액은 1402억원으로 2013년의 886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고 자기자본에 육박하고 있다.
‘미청구공사 대금’은 회계 장부에는 미리 매출로 잡혀있지만 실제 현금은 들어오지 않은 미수 채권이다. 공사 기간내에 받으면 상관없지만 받지 못하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회계 전문가들은 잠재적인 부실 가능성이 큰 자산으로 분류한다.
매출채권은 대손충당금이라도 쌓아두지만 미청구공사는 이 역시 없다.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이 좋더라도 미청구공사가 늘어난 기업은 부실자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회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기에 선급금공사(초과청구공사) 역시 2013년 304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78억원으로 크게 줄어 현금흐름 악화를 거들었다.
때문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규모도 2013년 553억원에서 542억원으로 소폭 감소했고 자산총계 역시 7478억원에서 7344억원으로 줄어 들었다. 하지만 차입금 규모만 1939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의 4배에 가깝고 올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만 해도 677억원으로 현금유보율을 넘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