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중국을 제치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으로 떠올랐다.
일본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지난 2월 말 기준 1조2244억 달러(1344조원)로, 중국의 1조2237억 달러를 웃돌았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1년간 일본의 보유 규모는 136억 달러 늘어난 반면 중국은 492억 달러 줄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9월부터 계속 국채를 매각해 양측의 지위가 역전됐다.
중국은 경기둔화와 더불어 최근 자본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달러 자산을 사들일 필요가 적어졌다. 오히려 위안화 가치가 과도하게 떨어지는 것을 막고자 인민은행은 지난달 2310억 달러를 쓴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일본은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에 유동성이 넘쳐나자 개인과 금융업체, 연기금 등이 앞다퉈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지난 3월 2조6000억 엔에 이르는 외국 채권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의 1조3000억 엔에서 늘어난 것이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1조1000억 달러 규모 일본공적연금(GPIF)은 지난해 10월 외국 채권 보유비중을 11%에서 15%로 높인다고 밝혔다. 10년물 일본 국채 수익률은 이날 0.322%로, 미국 국채 수익률 1.88%보다 크게 낮다.
온센 유이치 T&D자산운용 채권 담당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난 2년간 기관투자자 고객들에 미국 국채를 사고 일본 국채 매입은 억제하라고 권고했다”며 “BOJ가 지난 2013년 채택한 정책(양적완화 확대)은 일본 국채 금리를 더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미국채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이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이날 사상 최저치인 0.102%를 기록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미국채 보유규모는 2조 달러가 넘어 단일기관 가운데 가장 많았다. 연준의 미국채 보유규모는 2007년 말만 해도 7550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를 펼치면서 그 규모가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