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시장 큰손’ 사우디, 드디어 발톱 드러내

입력 2015-04-07 08:46 수정 2015-04-0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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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에도 감산조치 없었던 사우디, 아시아권 시장점유율 안정적 확보 겨냥, 가격 인상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드디어 발톱을 드러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수장국인 사우디가 아시아 지역 원유수출 가격을 인상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5일 사우디 국영석유업체인 아람코는 “아시아에 판매하는 아랍 경질유 5월 인도분 가격에 대한 할인폭을 배럴당 60센트로 결정했다”고 공식 성명에서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할인폭 축소 조치에 따라 경질유 가격은 4월보다 배럴당 30센트 상승하게 됐다. 앞서 지난 3월에 사우디는 아시아권 4월 인도분 판매 가격을 배럴당 1.40달러로 2012년 1월 이후 최대폭으로 인상한 바 있다.

반면 사우디는 중동산 원유 수요가 비교적 적은 북아메리카와 북서유럽 지역에서는 할인폭을 늘려 판매 가격을 각각 10센트와 20센트 인하했다.

사우디의 아시아권 수출 가격 인상 조치는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이 최근 글로벌 원유 수급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는 발언 직후 시행됐다. 지난달 23일 사우디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 현장에서 알 나이미 석유장관은 “전세계 원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사우디는 사상 최고 수준인 하루 100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어 글로벌 원유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아람코를 비롯한 중동 석유업체들은 아시아에 판매하는 원유 가격을 일제히 인하한 바 있다. 이는 미국,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의 원유 공급이 확대되자 사우디의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일부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원유 공급에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사우디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시장점유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아시아권에 대한 판매 가격을 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에선 이란 핵협상 타결에 따른 대(對)이란 경제제재 해제로 사우디의 원유 수출시장이 불안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란 핵협상 타결에도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유입되기까지는 1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당분간 원유 시장은 사우디가 지배할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3달러(6.11%) 급등한 배럴당 52.14달러로 마감하며 지난 2월 3일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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