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부총재 가운데 서열 1위였던 후샤오롄(57)이 중국수출입은행 최초 여성 회장에 선임되며 금융권 여성 리더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히고 있다. 후샤오롄은 첫 여성 부총리였던 우이 전 부총리 이후 가장 강력한 여성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3대 정책은행 중 가운데 하나인 수출입은행 회장에 임명된 후샤오롄은 은행 당서기 자리에도 올랐다. 지난 17일 후 회장은 올해 첫 중국 수출입은행 당 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그가 수출입은행 회장을 맡을 것이란 많은 관측에도 불구,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회의를 주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장 임명이 공식화면서 그의 활약과 영향력 확대에 업계의 눈이 주목되고 있다.
‘마담 후’로 불리는 후 회장은 금융ㆍ외환 전문가를 배출하기로 유명한 인민은행 대학원 출신. 1981년 그와 입학을 같이한 사람들로는 우샤오링 전 인민은행 부행장 겸 전국인민대회(전인대) 재정경제위원회 부주위원, 웨이번화 전 인민은행 국가환율관리국 부국장 등이 있다.
1958년 후베이성 광수이에서 태어난 후 회장은 1984년 인민은행 금융대학원을 졸업, 곧바로 인민은행 부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4년까지 인민은행과 국가외환관리국(SAFE)에서 외환정책연구와 외환보유액 관리 등의 실무를 익혔다. 2005년에는 궈수칭 당시 SAFE 국장의 후임이 되어 외환 집행 사령탑을 맡았다. 1988년 SAFE가 국무원 직속기구로 정식 발족한 이후 배출된 8명의 국장 가운데 후샤오롄은 두 번째 여성 국장이다. 그보다 앞서 SAFE 국장을 맡았던 여성은 대학원 동기인 우샤오링이다.
후 회장이 SAFE를 통해 담당했던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1위, 3조4426억 달러(약 3804조7615억원)에 달했다. 또 한ㆍ중 통화스와프 업무와 위안화 국제화 등 중국 화폐정책, 국제부 업무를 주도적으로 행했다. 2009년 8월 중국 당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전문기구인 ‘국가화폐정책국’을 만들어 그를 책임자로 내정하면서 SAFE에서 떠났다.
2005년 8월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에 임명됨과 동시에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이 됐고 수출입은행 회장이 되기 전까지 인민은행 부총재 중 서열 1위로 꼽혔다. 이에 인민은행 최초 여성 총재가 탄생 될 것이라는 소문을 몰고 다니기도 했다.
후샤오롄은 언행에 매우 조심스러워 이리저리 떠벌리지 않고 조용히 업무를 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어떠한 문제에 대한 연구와 토론을 할 때에는 틀에 박힌 말과 빈말 등을 엄하게 자제하고 빠른 사고판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카리스마가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