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3월 18일 潤物無聲(윤물무성) 소리 없이 만물을 기르는 봄비

입력 2015-03-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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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好雨知時節 當春乃發生 隨風潛入夜 潤物細無聲 野徑雲俱黑 江船火燭明 曉看紅濕處 花重錦官城’. 두보의 오언율시 ‘춘야희우(春夜喜雨)’의 전문이다. 소리 없이 만물을 촉촉이 적셔 윤택하게 하는 봄밤의 비를 생동하는 시어로 그린 명시로 꼽힌다. 우리나라엔 서예 공모전이 무수히 많지만 어느 공모전이든 이 시가 출품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좋은 비 시절 알아/봄을 맞아 내리누나/바람 따라 밤에 들어/소리 없이 적시네/들길 구름 어둡고/강 배 불빛 홀로 밝다./새벽 젖은 곳을 보니/금관성에 꽃이 가득’(정민 교수 역). 봄밤에 내리는 기쁜 비는 즐거운 비, 반가운 비다. 이 시는 두보가 50세 무렵 지금의 쓰촨성[四川省] 청두[成都]에 완화초당(浣花草堂)을 짓고 살 때 지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완화는 이 지역의 맑은 시내 완화계(浣花溪)의 약칭이다. 남들은 완화초당을 두보초당(杜甫草堂)이라고 불렀다. 시를 지을 무렵 농사를 지으며 모처럼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해서 그런지 봄비를 반기는 두보의 마음이 아주 밝고 핍진(逼眞)하다. 게다가 당시 청두는 겨우내 가뭄이 심해 사람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시의 핵심은 윤물무성(潤物無聲) 아닐까. 윤물무성은 드러내거나 생색내지 않고 인재를 돕고 기르는 멘토를 형용하는 말로 쓸 수도 있다. 시의 무대 금관성(錦官城)은 청두의 옛 이름. 제갈량을 애도하는 두보의 시 ‘촉상(蜀相)’에도 나온다. ‘승상의 사당을 어디 가 찾으리오. 금관잿 밖에 잣나무 삼열(森列)한 데로다…’

한유(韓愈·768~824)의 ‘初春小雨(초춘소우)’도 좋다. 수도 장안의 큰길이 보슬비로 우유처럼 윤기가 난다고 한 그는 ‘지금이 바로 1년 중 봄이 가장 좋은 때/버들이 가득 찬 때보다 훨씬 뛰어나다’[最是一年春好處 絶勝煙柳滿皇都]고 읊었다. 바로 지금이다.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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