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중국인의 영어 발음을 조롱해 입방아에 올랐다고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그의 연설을 듣고자 1000명의 기업인이 모였던 것을 거론하며 “이들이 모두 라캄포라 소속일까, 아니면 단지 ‘쌀(Lice)’과 ‘석유(petloleum)’ 때문에 왔을까?”라는 트윗을 올렸다.
이는 자국 내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은 페르난데스 대통령 아들이 이끄는 친정부 청년조직 라캄포라 이외는 없다는 비판을 비꼬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쌀과 석유에 원래 철자인 ‘R’ 대신에 ‘L’을 넣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중국인이 두 글자를 차이나게 발음하지 못하는 것을 조롱한 것이다. 그는 1분 뒤 “미안하다. (반대파의) 어리석음과 모순이 너무 커서 유머로 받아칠 수밖에 없었다”고 사과했다.
가뜩이나 국내에서는 폭탄테러에 조사에 대한 대통령의 방해 의혹을 제기한 특별검사의 의문사로 반발이 커진 가운데 중국에 가서는 융숭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오히려 주인을 모욕한 셈이다.
한 아르헨티나 정치평론가는 “매일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며 “대통령에 오른 초기에 실수를 저지르지만 임기 말에는 잘 끝나기를 사람들은 기대하는데 대통령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판 ‘트위터’ 시나 웨이보 사용자들도 격분을 쏟아냈다. 한 회원은 “L과 R을 구분 못하는 것은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나 일본인”이라고 말했다. 다른 회원은 “웃기고 싶다면 현명하게 하라”고 꼬집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 대신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동에 초점을 맞추면서 양국의 경제협력이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양측이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와 금융, 우주항공 등 여러 분야에서 총 15건의 협정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번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아르헨티나에 원전을 수출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013년 말 파키스탄에 이어 두 번째 원전 수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