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인수전이 오는 26일 매각 본 입찰이 치러지는 가운데, 사실상 일본계 사모펀드(PEF)인 오릭스와 국내 사모펀드(PEF)인 파인스트리트간 이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6일 본입찰을 앞두고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예비입찰에 참여한 오릭스와 파인스트리트는 적정 인수 가격을 협의 중이다. 예비 입찰에 참여했던 중국계 푸싱그룹은 인수 의지가 약해 이번 본입찰에는 참여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투자은행(IB)업계 안팎에서는 자금력과 인수 의지 측면에서 오릭스를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특히 오릭스는 지난해 LIG손보 인수전 당시 손발을 맞춘 현대증권 2대 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와 손 잡고 현대증권 인수를 공동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릭스는 지난 9월 현대그룹이 자구책 일환으로 내놓은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하는 등 현대그룹과는 우호적 관계가 높다는 평가다.
조건호 전 리먼브러더스 회장이 이끄는 파인스트리트도 현대증권 인수 의지가 크다. 앞서 파인스트리트는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숏리스트에 포함돼 이목을 모은 바 있다. 조 회장은 “증권사 인수에 대한 바램은 여전히 크다”며 “본입찰까지 자금조달 등 여러 면에서 끝까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 주관사이자 현대그룹의 주채권단인 산업은행도 이미 두 차례나 연기된 이번 현대증권 매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오는 2월과 3월에 현대상선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만 각각 2200억원, 1900억원에 달해 이번 인수전이 성공해야만 유동성 위기를 유연히 넘길 것”이라며 “그동안 현대그룹이 자구안을 잘 지켜온 편이지만 이번 매각 성사에 대해 채권단으로서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매각되는 현대증권 지분은 현대상선 보유 지분(25.9%)과 자사주(9.8%)를 합친 지분 36% 규모다. 26일 본입찰이 성사되면 산업은행은 우선협상자 선정과 함께 오는 3월까지 본실사를 마무리하고 상반기중 매각을 완료시킨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