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 경기회복의 호재?…실질소비 견인효과는 미지수

입력 2015-01-08 09:08 수정 2015-01-0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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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가 하락의 긍정적인 측면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가하락이 한국경제에 호재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배경 논리는 유가가 떨어지면 기업 생산비용 절감→제품가격 하락→가계소비 증대→경기회복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가 하락이 기대만큼 긍정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적잖다. 내수 상승 모멘텀이 둔화되는 지금의 저성장 국면에서는 유가하락에 따른 추가적인 소비개선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속적인 국제유가 하락으로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 국책연구원은 7일 발표한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인 유가가 연간 배럴당 60달러대 초반에 머무를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오르고, 배럴당 49달러까지 내려앉을 경우엔 경제성장률은 0.2% 포인트 상승해 긍정적인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유가가 10% 하락하면 전체 산업 0.67%, 제조업 1.04%, 서비스업 0.28%의 생산비용 감소가 예상됐다.

다만 유가하락이 기업의 수익성 개선만이 아닌 가계의 소비 증가로 이어져야 경기회복세가 보다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하락에 따른 성장 모멘텀도 유가하락이 구매력 증가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일러야 올해 하반기부터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기업에서 유가하락분을 반영해 제품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가계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정부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유통구조 개선과 물가구조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강조하는 유가하락이 내수회복의 기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실현되기에는 현재의 경기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우려도 있다. 통계청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전체 소매판매에서 차량연료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유가가 배럴당 77.09달러까지 급락했던 지난해 11월 14.1%에 머물렀으며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597만2000배럴로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600만 배럴선마저 무너졌다. 기름값이 내렸지만 경기불황과 실질소득감소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소비자들이 쉽사리 지갑을 열지 못했다는 얘기다.

김 연구위원은 “유가하락이 경기개선에 플러스 요인이긴 하지만 경기하강 상황으로는 눈에 띄는 소비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도 “가계부채 부담감과 노후 대비 필요성 등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가가 하락한다고 소비를 빠르게 늘리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물가 하락 압력이 커지자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이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역대 최저치로 내려앉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저유가가 긍정적 효과를 나타낼 때까지 저물가의 고착화를 막기 위해 한국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경기회복을 주도할 뚜렷한 회복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며 “조기에 정책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고 재정 확대 정책을 실시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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