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낮아도 일단 거래합시다”…‘무늬만 기술금융’ 판친다

입력 2014-12-1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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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연말 성과평가 앞두고 실적쌓기 경쟁…역마진·부실화 우려 목소리

은행들이 기술금융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종합상황판까지 만들며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많은 실적을 내기 위해 부실 위험까지 떠안으며 ‘보여 주기식’ 대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말 성과평가 기간을 앞두고 은행권 여신 담당자들은 기술금융 실적을 올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A은행 지점 여신 담당자는 “은행들이 혁신성 평가에 기술금융 실적이 반영되기 때문에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과거 신용도나 업력이 짧아 대출을 반려했던 기업 대표들을 다시 찾아가 일단 거래부터 트자며 설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갑(甲)’과 ‘을(乙)’의 위치가 바뀌다 보니 은행들이 부실 위험은 물론 일부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은행 관계자는 설명한다.

은행들이 이처럼 외형 경쟁에 집착하고 있는 이유는 금융당국이 종합상황판을 만들고 대출실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실적은 혁신성 평가에 반영된다. 은행의 보수주의 문화를 타파해 기술금융을 독려하겠다는 취지로 시행되고 있는 정책이 역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치열한 외형 경쟁 덕에 기술금융 대출금액은 급증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종합상황판을 보면 11월 말 기준 은행권 기술금융 대출잔액은 5조8848억원(누적 기준)에 달한다. 건수로도 9921건으로 1만건을 바라보고 있다. 대출 실적도 은행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을 감안해 볼 때 올해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은행권 보신주의까지 질타하며 5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술평가 인력이나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 대출 실적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심지어 CEO평가에까지 이를 반영하다 보니, 은행들이 내실보다 외형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며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화 우려는 우리 경제 전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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