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잃어가는 증권 유관기관 임원 공모제

입력 2006-10-20 14:32 수정 2006-11-0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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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임시주총이 예정된 증권선물거래소(KRX)의 낙하산 감사 선임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사실상 권영준 위원장의 사퇴로 추천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하는 마당에 청와대와 재경부는 이제 와 "위원회와 거래소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다.

정부산하기관 임원 공모제가 2004년 도입된 이후 세 번째 해를 맞고 있지만 과연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시스템에 의한 적재적소 인사'가 이뤄지는지 의문스럽다.

정부는 당시 인사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임원 공개모집에 관한 매뉴얼까지 제시했지만, 사실상 과거 '낙하산' 인사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느낌이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거래소 감사선임을 두고 청와대의 '낙하산'보다 더 큰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증권산업의 핵심인 증권선물거래소를 감시, 감독할 감사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그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거래소 감사 선임 논란을 지켜보며 전문경영인이 나은가 오너체제가 나은가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 일단 그 자리에 맞는 전문성을 갖췄는지 먼저 검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처음 청와대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던 386세대 김모 회계사는 증권 및 거래소 감사로서의 전문성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국내 증권산업이 발전하려면 증권선물거래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거래소를 주식회사로 만들고, IPO를 추진하는 마당에 굳이 청와대나 재경부가 압력을 행사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거래소를 비롯한 국내 증권산업이 발전하려면 일단 외압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석주 전 사장의 사임으로 인해 지난 18일 사장 공모를 마감한 증권금융 역시 금감위 출신의 이두형 열린우리당 수석전문위원이 내정됐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요는 공모로 뽑든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든, 어떤 제도의 탈을 뒤집어 쓰든지 그 자리에 적합한 자질을 갖춘 사람인지가 먼저 가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 정부는 2008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국내 증권산업 육성 및 대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5년 증권선물거래소를 주식회사로 전환한데 이어 현재 IPO(기업공개)를 추진중에 있다. 나아가 동북아 금융허브로의 발전을 꿈꾸고 있다.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역시 거래소 IPO추진 이유를 해외 유수 거래소들과의 경쟁력 강화 및 자본시장 발전으로 밝힌 바 있다.

정부의 구상대로, 모두의 바람대로 국내 증권산업이 발전하려면 정부가 잇따라 발표하는 '증권시장 육성책'보다 증권 유관기관들의 '전문성'과 '독립성' 보장이 선결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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