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원유발 ‘D의 공포’…물가상승률 1%대 깨지나

입력 2014-12-02 09:03 수정 2014-12-0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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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9개월만에 최저…0%대 진입 눈앞

‘날개 잃은’ 국제유가에 11월 소비자물가가 9개월만에 최저로 내려앉았다. 1년 전보다 1.0% 오르는 데 그치며 이젠 1%대 마저 위협받는 모습이다. 물가상승률이 2%를 넘지 못하는 저물가 상황이 2년1개월째 계속되면서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deflation·지속적인 물가하락) 공포’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 보다 1.0% 상승하며 0% 진입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올해 2월(1.0%) 이후 9개월래 최저치다. 전월 대비로는 0.2% 떨어졌다. 9월(-0.1%), 10월(-0.3%)에 이어 석달 연속 하락세다. 이로써 2012년 11월 시작된 1%대 저물가 행진은 25개월째 이어졌으며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5~3.5%)와도 점점 더 멀어지게 됐다.

이처럼 소비자물가가 1%대를 간신히 지켜낸 것은 국제유가가 급락한데다, 농산물 가격 내림세가 계속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국내 석유류 가격이 많이 내려갔고 지난해 전기요금 인상 효과가 없어진 가운데 여행 비수기 등 요인이 겹쳐서 물가 상승폭이 둔화됐다”고 말했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석유류가 1년 전보다 7.7%나 떨어졌다. 휘발유(-7.5%), 경유(-8.9%), 자동차용 LPG(-7.7%) 등이 내려간 영향이다. 농축수산물도 작년 같은 달보다 0.1% 하락했다. 돼지고기(15.3%), 국산 쇠고기(7.5%) 등 축산물은 8.7% 올랐지만 양파(-35.5%), 파(-20.7%), 사과(-17.5%) 등 농산물이 6.2%나 크게 떨어졌다.

생활물가지수는 작년보다 0.7% 상승해 4개월 연속 1%를 밑돌았고,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5.2% 하락해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1.6% 오르는 데 그쳐 작년 8월(1.5%) 이후 1년 3개월만에 최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의 원유 감산 합의 불발로 공급 측면에서의 치킨게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과잉공급 해소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원유발(發) 디플레 압력은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농산물과 석유류를 빼고 보더라도 물가상승률이 낮다는 점은 공급측 원인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수요 부진은 고용과 생산, 소비,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물가하락 속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디플레이션을 유도하게 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내년 물가 전망치를 각각 2.3%, 2.4%로 내놓았음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해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3년 연속으로 1%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정부는 내년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62%포인트 올라갈 것이라 추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수치상의 변화일 뿐, 저물가의 근본 원인인 ‘수요 부진’해소와는 관련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물가상승은 제도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변화이기 때문에 그 수치상의 효과를 뺀다면 저물가가 계속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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