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타결 이후]역대 최저 농수산물 개방 수준이라지만…김치·밭작물 타격 불가피

입력 2014-11-11 09:21 수정 2014-11-1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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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0일 타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농축수산물 개방 폭을 지켜냈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농업 분야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쌀은 개방 품목에서 제외됐지만 대두와 참깨, 팥 등은 일정 물량을 저율로 수입하게 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중국산 저가 김치와 다진 양념의 공세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중 FTA 협상 대상이었던 농산물 1611개 품목 중 548개(30%)는 ‘양허제외’ 지위를 획득했다. 쌀은 협상대상에서 아예 빠졌으며 고추·마늘·양파 등 양념채소, 배추·당근·무·오이 등 채소류, 사과·배·포도·감귤 등 과실류, 소고기·돼지고기·우유 등 축산물 등은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농수축산물 분야에서 30%를 아예 개방하지 않거나 기존 관세율을 지킨 것은 역대 한국이 체결한 FTA 중 가장 낮은 수준의 개방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당장 전체 농수산물 중 702개 품목(31.3%)이 10년 내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어서 적잖은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중국산 김치와 혼합조미료 및 기타소스(다대기)는 양허대상에 넣는 데 실패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치는 관세율을 현재 20%에서 최대 2%포인트 이내인 18%까지 낮추는 방식으로 부분감축키로 합의했지만 우리가 실제로 요청한 관세감축률은 0.2%포인트”라면서 “최종협정문에서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관세율은 19.8%로 유지돼 1㎏당 1원 정도만 인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중국산 수입 김치 가격이 낮아져 연간 20만톤을 넘어서는 지금보다 수입량이 더 늘어나게 돼 국내 김치업계와 농가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번 FTA에서 농수산물 분야가 선방한 만큼 우리 농업의 체질 개선을 통해 대(對) 중국 수출 활로를 뚫기 위한 종합적인 강화대책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피해가 예상되는 밭작물에 대한 보완 대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밭 기계화를 실현하고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밭작물 농가의 생산성과 가격경쟁력을 키워나간다면 저가 중국산 농산물에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밭작물 분야 선진화는 이제 시작단계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한중 FTA로 인한 농업분야 피해액은 3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지만 장기적인 보완대책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또 가격이 싼 중국 농축수산물 몰려오면 한-미국·한-EU FTA보다 광범위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내년 국가 전체 예산은 5.7% 늘었지만 농업 예산은 3.7%에 증가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점 역시 농업계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관계자는 “정부가 정상회담에 맞춰 한중 FTA 협상을 조급하게 타결했다는 의문이 든다”면서 “국회 비준 이전에 농축산물 가격 폭락 대응책 등 확실한 피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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