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중국과 추가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현지시간) 영국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권이 주도하는 러시아의 경제고립에 맞서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러시아 국영가스업체 가스프롬은 중국 석유천연가스공사(CNPC)에 연간 300억㎥ 가스를 추가로 공급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5월 중국에 380억㎥ 규모의 가스를 4000억 달러 매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러시아는 계약 체결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정하고 가스공급 시점은 2019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국은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서부 노선을 통한 가스 공급량을 1000억㎥까지 늘일 계획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외교는 물론 재정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행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FT가 전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합병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분쟁으로 서방권과 경제적ㆍ정치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 사이 러시아 통화 루블은 물론 증시 등 경제 전반이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이번 중국과의 계약을 바탕으로 한 지원을 통해 푸틴이 한 시름 놓게 됐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장기적으로 중국을 넘어 아시아 국가를 가스 수출국으로 삼을 가능성도 열리게 됐다고 보고 있다.
한편 중국은 향후 4~6년 내 독일을 제치고 러시아 최대 천연가스 구매고객이 될 전망이다.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은 이날 서명식 뒤 “중장기적으로 중국 수출량이 유럽 수출량을 추월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