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시장 죽이는 위기론]창구직원은 “고위험 고수익 상품”…투자자는 “저금리시대 적금대체수단”

입력 2014-11-07 10:22 수정 2014-11-0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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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서 직접 문의해보니…불완전판매 없었지만 원금손실 가능성 제대로 설명안해

“신탁보수 추가차감, 신탁재산 상호자전거래 가능성이 있고요. T+2거래일 이후 해지하면…”

창구 여직원은 쉼없이 전문용어를 쏟아낸다. 사뭇 긴장감이 커진다. ELS(주가연계증권) 판매현장을 확인하겠다며 작정하고 뭉칫돈(?)까지 품고 왔기 때문이다.

사실상 ‘제로 금리’ 시대다. 은행 창구에서는 이미 ELS가 기존의 적금을 대체하는 수단이 되었다. 더 이상 은행 창구에 거액을 들고와 “통장 하나 만들겠다”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그러니 은행에서는 적금을 대체할 수단이 필요하다. 그 대체수단 중에 가장 인기있는 상품이 바로 ELS다.

아니나 다를까. “결혼 전 비자금(?) 은신처로 통장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당연한 듯 ELS가 먼저 나온다. 요즘 세태와 경제상황, 심지어 ‘오바마’까지 얹어가며 ELS를 권한다. 설문지 검토 후 “적극 투자형 고객”이라며 지수형 ELS를 내놓는다. 머뭇거렸더니 “넣어놓고 잊고 살면 된다”는 조언을 해준다. 주식투자 전문가들에게 많이 듣던 소리다.

3년 만기 기준, 6개월마다 조기상환이 가능한 상품을 골라 1000만원을 넣었다. 창구직원은 리스크를 열심히 설명해준다. 그러나 내 눈에는 최대 수익률만 보인다. 일반투자자들과 다를 바 없는 기자의 욕심 때문일 것이다.

ELS는 간접투자다. 투자란 엄연히 리스크가 존재하고 투자자는 이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ELS 가입자들이 ELS를 얼마나 투자로 인식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두 곳에서 ELS를 상담하고 한 곳은 가입까지 했다. 우려했던 ‘불완전판매’는 없었다. 성향 파악 후 충분히 그 위험성을 설명해준다. 그러나 이런 설명이 투자자들의 귀에 얼마나 잘 들어가는지는 알 수 없다. 투자자들에게 이미 ‘ELS=적금’이라는 등식이 팽배한 상황이다 보니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을 하면 격한 반응이 돌아올 수밖에 없다.

창구에서 들었던 마지막 멘트는 여전히 귓가를 맴돈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은 사실 없어요. 투자가 원래 그래요. 고위험-고수익밖에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ELS도 엄연한 투자상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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