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연금 기금운용, 문제는 수익률이 아니라 감사

입력 2014-10-24 10:2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황윤주 자본시장부 기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어김없이 국민연금이 수익률 때문에 공격받았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2013년 기준 국민연금의 최근 3년·5년·10년 평균 기금운용 수익률이 4.5%, 6.9%, 6.1%로 세계 6대 연기금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는 진실과 거리가 있다.

우선 국민연금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일본 연기금(GPIF)을 보자. GPIF는 원금의 80%를 채권에 투자하고 있음에도 지난 2012년 원금 손실이 났을 정도로 큰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최근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기저효과일 뿐이다. 겨우 원금 회복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 6대 연기금인 GPF(노르웨이), ABP(네덜란드), CalPERS(미국), CPPIB(캐나다) 등의 수익률이 높은 것은 주식, PEF 등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CalPERS와 캐나다의 CPPIB는 국내에서도 꽤 이름이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투자 실패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률을 챙기고 있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노르웨이의 경우 주식 투자 비중이 60%에 달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들처럼 공격적인 투자가 불가능하다.

국민연금이 외국 연기금처럼 투자를 했다면 내부감사, 금융감독원, 감사원 등의 감사,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각오해야 한다. 실제로 한 국내 PEF 관계자는 “LP로 들어오는 연기금들이 PEF에 목표 수익률이 얼마나 되냐고 물어요. 30%를 제시하면 너무 위험하다며 거절합니다. 채권 수익률보다 높되 리스크는 다소 낮출 수 있는 10~15%를 선호해요”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니 국민연금은 아주 죽을 맛이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PEF 등 대체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리스크가 크다며 질책하고, 수익률을 일정 부분 포기하고 안정성에 집중하면 투자 수익률이 낮다고 비판한다.

그렇다. 국민연금 수익률 하락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감사’다. 내년 국감장에서는 ‘감사를 위한 감사’ 대신 좀 더 합리적인 비판이 나오길 바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술 게임이 빌보드 입성예고…로제 ‘아파트’ 속 한국 술 문화 [해시태그]
  • 금값은 '최고치' 찍고, 비트코인은 '장밋빛 전망'…어디에 투자할까요? [이슈크래커]
  • 요동치는 글로벌 공급망...‘분절화’ 심화에 다각화 절실 [기후가 삼킨 글로벌 공급망]
  • MZ가 칼퇴한다고요?…"부장님이 더 일찍 퇴근" [데이터클립]
  • 의료계 참여가 성공 관건인데…의무 불이행해도 패널티 없어[편해지는 실손청구]
  • 또다시 밀린 한국시리즈…23일 오후 4시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재개
  • AI 지각생 카카오의 반격 …제2의 카톡 ‘카나나’로 승부수
  • ‘수익 업고 튀어’…늘어나는 상장사 공개매수, 묘수와 꼼수 사이[공개매수의 이면①]
  • 오늘의 상승종목

  • 10.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649,000
    • -0.78%
    • 이더리움
    • 3,626,000
    • -2.08%
    • 비트코인 캐시
    • 495,300
    • -1.82%
    • 리플
    • 735
    • -3.03%
    • 솔라나
    • 231,100
    • +1.4%
    • 에이다
    • 498
    • +0.4%
    • 이오스
    • 668
    • -1.91%
    • 트론
    • 220
    • +1.85%
    • 스텔라루멘
    • 131
    • -1.5%
    • 비트코인에스브이
    • 66,550
    • -2.63%
    • 체인링크
    • 16,730
    • +3.98%
    • 샌드박스
    • 375
    • -3.35%
* 24시간 변동률 기준